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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안 된다" 최상목, 고개만 끄덕인 한덕수…'내란 공범' 여부, 여기서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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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판결문에 드러난 12·3 비상계엄 막전막후
尹 "국무위원 안 부르고 선포하려 했다…처도 몰라"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1심 판결문에는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 한 전 총리, 국무위원들의 행적이 자세하게 담겼다.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절대 안 된다"며 거듭 윤 전 대통령에 계엄 선포를 반대했으나, 한 전 총리는 국무회의 종료 직후 윤 전 대통령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는 등 저지 노력을 포기하고 방관으로 돌아선 점이 두 사람의 '내란 공범' 혐의에 대한 사법적 명운을 갈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한 전 총리의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1심 판결문에 2024년 12월 3일 계엄 선포 당일의 정황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1심 판결문에는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 한 전 총리, 국무위원들의 행적이 자세하게 담겼다. 사진은 한 전 총리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방조 및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판결문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저녁 8시 45분경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한 전 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김영호 전 통일부 장관을 만나 "국회가 탄핵을 계속하고 예산을 삭감해 국정 운영이 어렵다. 비상계엄을 선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전 총리는 "국가신인도가 하락하고, 국가 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한 전 총리가 그날 밤 계엄을 만류한 것은 여기까지였다.

한 전 총리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계획을 재고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생각을 바꿔 윤 전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위해서는 국무회의를 거쳐야 한다'는 취지로 건의했다.

저녁 8시 56분경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이 집무실에 도착해 "70여 년간 대한민국이 쌓아온 모든 성취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만큼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으니 재고해 달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종북 좌파들을 이 상태로 놔두면 나라가 거덜 나고, 경제든 외교든 아무 것도 안 된다"며 "내가 원래 국무위원들도 안 부르고 그냥 선포하려고 하다가 부른 것이다. 내 처도 모른다"고 강행 의지를 피력했다.

이후 한 전 총리는 김 전 장관으로부터 '군대가 대기하고 있고, 더이상 계획을 바꿀 수 없다'는 말을 듣고나서, 고개를 끄덕인 뒤 이 전 장관을 가리키며 김 전 장관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했고, 김 전 장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녁 9시 57분경 대통령실에 도착한 최 전 부총리는 윤 전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모여 있는 대접견실에서 탁자에 손을 짚으며 일어나 윤 전 대통령에게 "이건 절대로 안 된다. 재고해 달라. 다시 생각해 달라"고 말했으며, 조 전 장관도 따라 일어나 "저희가 잘 모시려고 그러는 것이다. 제발 재고해 달라"고 만류했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1심 판결문에는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 한 전 총리, 국무위원들의 행적이 자세하게 담겼다. 사진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5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측 입장을 밝히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최 전 부총리는 저녁 10시 7분경 집무실로 들어가는 윤 전 대통령을 따라 들어가 "이건 안 된다. 경제와 국가신인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절대로 안 된다"고 재차 반대했다.

이후 저녁 10시 18분경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을 향해 '국무회의 심의를 마쳤다'는 취지로 고개를 끄덕이며 무언가 이야기하자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장관과 함께 브리핑룸으로 내려가 비상계엄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결국 재판부는 "최상목과 조태열이 대접견실에서 일어나 윤석열에게 반대의사를 표시할 때에도 별다른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고, 최상목이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가서 설득해보겠다'고 말할 때에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뿐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을 반대할 의사가 분명했다면, 최 전 부총리와 조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을 만류할 때 함께 나섰어야 했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당시 피고인이 별다른 반대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던 것은 윤석열이 주장하는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의 필요성과 정당성에 동의하여 그 실행을 지지하였기 때문이라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더 나아가 "12·3 내란은 윤석열과 그 추종세력에 의한 친위 쿠데타"라고 질타하며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의 중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hong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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