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릭 페리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이란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하기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에너지장관과 따로 만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이들 국가들에 11월 4일까지 약 두 달간 증산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원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페리 장관은 10일 워싱턴에서 석유수출국(OPEC)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의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페리 장관이 오는 13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의 알렉산더 노바크 에너지장관을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비(非)-OPEC 국가들 중 가장 많은 원유를 수출한다.
오는 11월 4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 전면 중단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외교 행보는 치솟는 유가가 중간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란 우려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란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있어 높은 유가는 중간선거에서 하나의 걸림돌인데 최근 몇주 들어 세계 유가는 배럴 당 76달러 넘게 호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이란 핵협정 탈퇴 후 동맹국들과 우방국들에 11월 4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제로(0)"로 삭감할 것을 요청했다. 행정부는 일부 국가들에 한 해 면제권을 부여했지만 인도 등 일부 국가들은 일찌감치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지 않으면 해당 국가에게도 제재를 가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아서다.
주목되는 만남은 미국과 러시아다.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과 시리아 사태, 우크라이나, 영국 전직 이중 스파이 부녀 독극물 살인미수 사건 등 양국 관계는 조화롭지 못했다.
양국의 에너지 회의는 거의 4년 만이다. 과거 양국은 에너지 사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고위급 회의를 진행해 왔지만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수용 이후 양국 관계는 급격히 나빠져 중단됐다.
페리와 노바크 장관은 독일이 러시아와 체결한 '노드스트림 2' 가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영기업 가즈프롬(Gazprom)은 발틱해를 통과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드스트림2'를 건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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