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정부에 대립각 세우며 기지개...당권 재등판설 '파다'
잇따라 정부정책 비판세미나 열어…보수진영 대표 이미지 내세워
김무성 "나는 원래 세미나 많이 하는 의원…당직 맡을 계획 없어"
"경륜있는 의원의 재등판 필요" vs "'도로 한국당' 안돼" 의견도 다양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27일 오후 국회에서는 '길 잃은 보수정치, 공화주의에 주목한다'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주최자는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었다.
당 중진 인사가 주관하는 토론회여서인지 이날 행사에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김용태 사무총장 등 당 소속 국회의원만 20명이 넘게 몰렸다. 취재진과 방문객까지 모여 국회 세미나실이 북적였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기지개를 켜고 대여투쟁 전면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김 의원은 연일 세미나와 토론회를 열고 문 정부의 정책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김 의원은 "전 정권의 소득 양극화를 비난하던 문재인 정부가 이를 더 심화시키고 있다. 소득 기준으로 하위 20%의 소득이 올 상반기에 전년 대비 8%가량 줄었고 상위 20%는 소득이 10%는 것은 경제정책의 참사"라면서 "그런데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올바른 경제정책으로 가고 있다고 강변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면서 정책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밀어붙이는 것은 독선이자 독재 정치이며, 우리편만 옳다는 생각"이라면서 "공화주의는 이러한 특정 정치세력의 독주를 막고 다양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더 반영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도 공화주의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총선 불출마하겠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 2018.06.15 kilroy023@newspim.com |
지난 23일에도 김 의원은 '벼랑 끝에 몰리는 자영업자·서민과 서민금융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국민의 지갑을 채워주겠다고 당선된 문 대통령과 정부가 오히려 각종 부담금과 세금인상으로 국민의 지갑을 털어가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의 이같은 이례적 행보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무성 의원의 '차기 당권 재등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임시 체제인 김병준 비대위원회의 역할이 끝나면 다시 당을 이끌 지도부가 필요한데 김 의원이 재등장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특히 김병준 비대위가 내년 초에 임무를 마치면 차기 지도부는 2020년 총선을 책임져야 하는 지도부가 된다. 칼자루를 쥔 지도부인 셈이다. 그래서 당 안팎에서도 차기 지도부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지난 20대 총선에 경험이 있는데다 오랜 경륜을 기반으로 21대 총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최근 이해찬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소위 '올드보이'들이 선출된 상황에서 함께 논의하기 위해서는 김무성 의원이 재등판론이 유력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반면 또 다른 편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6.13 지방선거 참패를 겪어오면서 '혁신'을 외쳐온 한국당이 다시 올드보이를 전면에 내세워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해도 결국 총선에서는 경륜있는 사람이 이끌어줘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결국 아니라고 해도 과반수 이상이 올드보이들에 대한 기대를 한켠에는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한국당 의원은 "지금까지 혁신을 외쳐놓고 다시 과거의 인물들이 전면에 나오면 국민들에게 어떻게 보이겠느냐"면서 "최근 당 내부 설문조사에서도 의원들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한 만큼 새로운 인물이 나와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다만 김무성 의원은 아직 당권 도전설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세미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미래에 대한 돌파구를 공화주의 쪽으로 가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서 오늘 세미나를 개최한 것"이라면서 "저는 의원들 중에서도 세미나를 가장 많이 개최하는 의원 중 한 사람이다. 그런 차원에서 하반기에 시작했을 따름이고 앞으로도 매주 세미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혀 당 내에서 당직을 맡을 계획은 아니고, 지난 지방선거 참패 이후 보수는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 차원에서 차기총선도 불출마 선언한 것"이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게 우리 당의 변화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그리고 그를 위해 제가 할 일이 있으면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