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STR, 예정대로 6일 자정이후 관세 부과..중국도 맞대응
트럼프 정부, 유럽차 관세 부과 취소, 협상 가능성 시사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세계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의 막이 오른다. 미국 정부는 6일(현지시간) 0시 이후 중국에 대한 1차 관세 부과 방침을 확인했고 중국은 이에 대해 '전방위 반격'을 다짐하며 정면 충돌을 예고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중국과의 전면전을 앞두고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취소 가능성을 시사하며 화해 제스처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5일 언론사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중국 상품에 대한 340억 달러 규모의 관세부과가 6일 0시 1분부터 적용된다"고 확인했다. 중국에 대한 1차 관세 부과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밝힌 셈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끝내 심야에 관세 방아쇠를 당겨 무역 전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대규모 대중 무역적자 등을 이유로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상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방침을 밝혔다. 특히 중국 정부가 '중국 제조 2025' 계획을 앞세워 집중 육성하려는 하이테크 제품과 전자 부품 등 340억 달러 규모의 818개 품목에 대한 1차 관세가 6일부터 적용된다고 예고해왔다.
미국의 1차 관세 조치가 발동되면 중국은 자동차 부품과 의료기기뿐 아니라 항공우주와 정보기술(IT) 관련 제품 수출에서 집중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도 이에 물러서지 않고 전방위 반격을 다짐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이미 '비례적 대응' 원칙을 내세워 같은 규모의 미국 상품 관세 부과를 6일 발효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가오펑 상무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미국이 관세라는 몽둥이를 휘두르며 협박하는 무역 패권주의에 대해 중국은 머리를 숙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의를 다졌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3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차, 대두 소고기, 돼지고기 수입을 보복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다만 중국 정부는 시차를 고려해 미국 정부의 1차 관세 부과 직후 미국산 상품에 대한 보복 관세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에따라 미국과 중국은 6일 이후 본격적인 무역 전쟁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지난 2일 CNBC 방송에 출연해 "이번 조치는 무역전쟁으로 가는 첫 번째 총성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촉발한 무역 전쟁이 경제 공황을 야기할 것이라는 진단도 내놓고 있다.
[사진 = 바이두] |
한편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앞두고 트럼프 정부는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입장을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그 배경에 눈길이 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리처드 그레넬 독일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다임러·폭스바겐·BMW 등 유럽 자동차 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수입차에 대한 관세 적용을 보류하는 조건으로 EU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무효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유럽연합(EU)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입장을 취소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가 EU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입장을 바꿀 경우 EU가 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힘입어 유럽의 주요 증시는 미국과 EU가 자동차 수입 관세 발동을 피해 통상분쟁이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