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고율 관세 부과 현실화하나 불안감 팽배
아이폰 공급상 폭스콘 “제 3국 공장 이전 고려”
[서울=뉴스핌] 이미래 기자 = 미∙중 간 무역전쟁이 일어날 것이란 불안으로 중국 진출 대만 기업들이 대륙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340억 달러(약 37조9955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오는 6일(현지시각)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관세가 실제 발효되면 서로 물고 물리는 무역 보복전이 전개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중국 진출 외자기업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340억 달러(약 37조9955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오는 6일(현지시각)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사진 = 바이두> |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에 진출한 대만 기업의 대륙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고율 관세가 실제 발효되면 이에 따른 보복 관세가 속속 개시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최대 피해자로 꼽히는 대만 기업이 생존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체는 “대만 기업들이 미국의 고율 관세 조치에 따른 대응책으로 중국 내 제조라인 운영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며 “미국 직접투자 혹은 자국 복귀 및 제3국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미∙중간 무역 전쟁 최대 피해자로 대만을 꼽아왔다.
SCMP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진출 대만 기업은 5만여 개에 달했다. 미국과 중국사이에 관세 전쟁이 현실화 되면 중국 대륙에 진출해있는 5만여 개 대만 기업 중 1/5가량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대만 국내총생산(GDP)의 약 2%를 차지하는 스마트폰 및 기타 전자기기 제조 분야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전체 하이테크 수출의 62.6%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 역시 전체 중국 진출 기업의 16~17%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만 폭스콘(Foxconn)의 샘 왕(Sam Wang) CEO는 “중국산 물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조치가 발효되면 전자 제품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사진 = 바이두> |
최근 세계 최대 전자기기 제조업체이자 아이폰 주요 공급업체인 대만 폭스콘(Foxconn)의 샘 왕(Sam Wang) CEO는 “중국산 물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조치가 발효되면 전자 제품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폭스콘은 12년 전 홍콩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선전(深圳)에 공장을 설립해 미국 수출 중국 기업에 칩을 공급해 왔다.
그는 “실제로 중국에 진출한 많은 대만 기업이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며 “혹은 중국에 대한 부품 공급 규모 축소 여부를 고려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폭스콘 역시 중국 투자 감소 및 중국 내 제조라인 운영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일부를 베트남 혹은 인도 등 제3국으로 이전시키는 건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왕 CEO는 “공장 이전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장기 계획”이라며 “그 전에 미국과 중국의 분쟁이 마무리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오늘(5일)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조치는 중국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결국 자국 기업에게 총구를 겨눈 꼴”이라고 비난했다.
leem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