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강력했던 세계무역 성장세, 올해 들어 거의 정체 수준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이 6일(현지시간) 관세공격의 첫 발을 날리기도 전에 세계무역 성장세가 이미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4일 보도에 따르면, JP모간이 집계한 글로벌 제조업부문 구매관리자지수(PMI)의 하위 항목인 신규수출주문지수가 50.5로 근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수축, 확장의 분기점인 50은 가까스로 넘었지만, 지난 1월 54.2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 지수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시장과 기업 실적을 지탱했던 세계 동반 성장 동력이 이미 바닥나고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 세계수출 성장둔화는 한국과 일본 등 주요 수출국의 증시 급락으로 이어졌다.
타이 후이 JP모간 아시아마켓 담당 수석전략가는 “아시아 수출 성장과 아시아 기업들의 실적은 강력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무역성장이 둔화되면 기업 실적 증가세도 둔화된다”고 설명했다.
유로존과 중국의 경제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근 반년 간 PMI는 글로벌 수요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음을 가리켰다.
세계무역 규모가 워낙 거대하기 때문에 성장률이 조금만 하락해도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은 새발의 피로 보일 정도로 강력한 충격파를 전파한다.
캐나다 리서치업체 BCA리서치는 최근 신흥국 채권 및 주식 시장 폭락은 보호무역주의 공포보다 세계무역 성장둔화가 더욱 큰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무역성장률이 떨어지면 아시아 신흥국 등 글로벌 제조업 네트워크에 필수적인 국가의 경제가 먼저 타격을 받는다.
한편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관세전쟁이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보호무역주의 대두가 세계무역 성장둔화에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애너 코닝스 ING 국제무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중국이나 미국 등과의 무역이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공급체인을 조정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공급체인의 큰손인 독일의 제조업부문 PMI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독일 수출판매 증가세가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둔화됐으며, 상당수 독일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수요 둔화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모간스탠리 전략가들은 아무리 적은 규모라도 관세공격이 시작되면 기업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다자적 통합 공급네트워크 시대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자멸적인 행동이며 결국 피해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과 미국은 오는 6일 340억달러 규모의 상대국 수입품에 대해 각각 고율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