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부족에 성공적 회담 불명확…트럼프 대통령도 예측 불가능"
[뉴스핌=김성수 기자] 오는 5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연다. 그러나 정작 회담 준비는 '안갯 속'이라고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논평했다.
신문은 회담까지 약 2개월 반 정도가 남았으며,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대폭 바뀌는 것을 고려하면 굉장히 촉박한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해임됐고, 안보 사령탑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도 전격 교체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
이런 상황에서 북미 회담은 아직 장소도 정해지지 않았고, 의제(어젠다)도 정해지지 않았다.
일부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을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도록 회담을 연기할 것을 조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안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또한 북미 회담이 자신의 성과라고 자평하며 "누구도 내가 한 일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외교정책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공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바란다면 북미 회담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무엇을 성공적인 회담이라고 할 것인지도 규정짓기 어렵다는 게 문제로 남는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하기 위해 어떤 조건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지도 불확실하다.
앞서 북한은 6자 회담에서 미국이 경제제재를 해제해주는 대신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겠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실제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실험하면서 합의를 위반했다. 이번에도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며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어떤 행동을 강제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합의 원칙에 대한 웅장한 성명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지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 생각엔 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팀은 시간도 없고 경험도 없다. 게다가 협상할 상대방도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라서 참모들이 짜놓은 각본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백악관 측과 잘 아는 한 아시아 전문가는 트럼프 팀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상관 없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려주고 선택 사항 A, B, C를 알려줘라.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 다녀와서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