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공개 해임 후 4시간 지나서야 트럼프와 통화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13일(현지시간) 전격 해임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제사회와 펼친 대북 최대 압박 정책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사진=AP/뉴시스> |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경질 발표 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틸러슨 장관은 이같이 밝히고 트럼프 정부가 ‘전략적 인내’ 시대를 끝내고 제재의 범위를 넘어 효과를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적인 캠페인을 통해 세계 각국을 대북 제재에 동참하게 했으며 대북 이슈가 자신이 참여한 모든 회의에서 주제로 다뤄졌다고도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로 존 설리번 국무 부장관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고 오는 31일 자로 국무장관직을 완전히 내려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새 국무장관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명한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전까지 자신의 해임 사실을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떨리는 목소리로 연설문을 읽어 내려간 틸러슨 장관은 “미국 대통령은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점심이 조금 지나 나에게 전화했으며 존 켈리 비서실장과도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공개적으로 해고된 후 4시간이 지나서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것이다.
이날 틸러슨 장관의 마지막 연설을 지켜본 미국 언론들은 이 순간이 그에게 매우 힘든 시간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앞서 스티브 골드스타인 국무부 차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국무장관은 국가 안보에서 중요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어 국무부에 남고자 했다”면서 “국무장관은 오늘 아침 대통령과 이야기 하지 않았으며 이유를 모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명을 낸 골드스타인 차관도 경질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은 대북 정책을 중심으로 엇박자를 내며 불화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초 트위터를 통해 틸러슨 장관이 ‘꼬마 로켓맨(트럼프 대통령이 붙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별명)과 협상하느라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내몰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부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