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할 특별검사 로버트 뮬러 3세의 해임을 고려하고 있다는 발언이 나와 주목된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의회 청문회 증언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이를 실행할 경우 정치적 파국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의 오랜 친구이자 뉴스맥스 미디어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토퍼 루디는 이날 PBS방송 ‘뉴스아우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특검 활동을 종료시키는 것(terminating)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디는 이어 "실제 그럴 옵션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그건 매우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출처: 블룸버그통신, '러시아 스캔들' 조사를 맡은 로버트 뮬러 특검> |
이 발언은 백악관을 당혹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후 백악관 대변인 시안 스파이서는 성명서를 통해 "루디는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과 얘기한 적이 없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또는 법률 대리인만이 언급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NYT는 "갑작스런 코미 해임이 사법방해 행위라는 도전과 뮬러 특검 선임을 불러들인 것에 더해, 특검 뮬러를 해임하면 걷잡을 수 파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트럼프가 좌절과 스트레스에 휩싸여 있어 측근들에게 자주 위협을 가할 정도이고, 특검 해임을 두고 백악관이 내분하는 양상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법무부 내규에는 특검해임을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부 차관 로드 로젠슈타인으로 하여금 '충분한 이유 없이' 특검을 해임하는 것을 방지하는 부처 규정을 바꾸도록 해야 한다. 만일 로젠슈타인 차관이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하는 경우 대통령은 차관도 해임할 수 있다.
하지만 NYT은 "이는 마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특검 아치볼드 콕스를 해임하려 했을 때와 같은 워터게이트의 '토요일 밤의 대살육'을 연상케 할 것"이라고 평했다.
민주당 측도 반격에 나섰다. 하원 정보위의 애덤 쉬프 민주당 간사는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이 뮬러를 해임한다면, 의회는 즉각 특검을 다시 추진하고 뮬러를 임명할 것"이라며 "우리의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의 중요 인물로 지목된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이 13일 열리는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해 공개 증언한다. 강직한 의회주의자로 불리는 세션스 법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 끝에 장관직 사의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