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윤애 기자] 김병준 총리 내정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핵심 브레인 역할을 했던 '원조 친노(친노무현)'로 꼽힌다. 합리적인 사고의 소유자로 날카로움과 위트를 두루 겸비한 인물로 초유의 국정 공백 사태를 맞은 지금의 난국을 헤쳐 나가기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김 내정자의 앞길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준 총리 내정자 <사진=뉴시스> |
우선 김 내정자가 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데, 야당의 반대가 거세 통과 여부에 대해서는 비관적 시각이 많다.
여야가 합의한 인물을 국회에서 추천해 대통령이 지명하는 거국내각 형태의 총리가 논의되는 와중에 박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김 내정자를 지명하며 야당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개각 발표 직후 "과거 야권에 몸담은 인사를 내세우면 야당이 꼼짝 못 하겠지 하는 꼼수로 야당을 들러리 세워 거국내각 모양새를 갖춰 사실은 자기식 내각 개편을 통해 국정을 돌파하려 했다"며 "그 방식이 매우 졸렬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같은 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늘 개각 발표를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고 못 박았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가 국회로 넘어오기 전에 이 발표가 국민들의 여론을 받고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병준 교수가 좋은 대안이었지만 여야 합의를 하지않아 야당의 화를 불렀다"며 "청와대가 더 화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내정자가 임명된다고 해도 난제가 겹겹이 쌓여있다. 최순실 사태가 도화선이 된 개헌 정국과 지속될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대한 검찰 수사, 내년 대통령 선거 등을 준비하는 데 '책임 총리'로서 얼마만큼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는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지금 상태로는 (김 내정자에게) 크게 기대할 게 없다"고 혹평했다.
양 교수는 "총리 내정이 하루 이틀 사이 빨리 해야하는 과제도 아닌데 국회와 협치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건 정국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내정자와 무슨 이야기를 하고, 무슨 조건에서 수락했는지 모르겠다"며 "김 내정자가 진언을 하고, 국정에 대한 책임 총리 역할을 해야하는 데 과연할 수 있을까. 결국은 얼굴마담 총리 밖에 안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