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상향 가능성"...높은 부채비율 등 고려요인도
[뉴스핌 = 김지완 기자] 인도네시아 연 7%, 베트남 연 6.5%, 필리핀 연 4%, 말레이시아 연 3.25%. 아세안 국가들의 기준금리는 우리나라 연 1.5%에 비해 훨씬 높다. 이에 아세안 채권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해외채권에 투자할 때 금리보다 더 주의깊게 따져야할 사항은 환율이다. 앞서 연 15% 금리와 비과세를 내세워 돈을 끌어모았던 브라질 국채가 헤알화 급락으로 애물단지가 됐던 경험이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고금리 이면에 숨겨진 투자 리스크를 꼼꼼히 따질 것을 권고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연 8% 전반대다. 글로벌 투자자금이 몰린 탓에 지난해 7월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게 이 정도다. 국채금리가 이 수준이다보니 아세안 지역의 회사채는 연 10%이상 금리인 게 많다.
환율도 강세다. 인도네시아 통화 루피아는 지난해 9월 1998년 이래 최저가로 하락했다 강세로 돌아섰다. 올해들어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흥국으로 다시 글로벌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일 인도네시아 100루피아 당 8.08원이던 환율은 지난달 25일 9.27원까지 올랐다. 넉달도 안되는 기간에 14.73%에 절상된 것. 인도네시아 통화강세가 시현됨에 따라 자국표시 통화채권에 투자할 경우 채권수익률 외에 환차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손소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세안 채권의 신용등급은 낮지만 신용보증투자지구(CGIF) 신용보증을 통해 S&P기준 최고 AA등급까지 등급상향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시아 지역의 연간 인프라 수요는 8000억달러 이상으로 대부분의 자금은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된다”며 “경제 성장을 위한 부채는 유동성 공급을 위한 부채와는 분명 차별화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아세안 국가들의 부채비율이 200% 내외를 기록하고 있어 언제든 재정건전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한다는 조언이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부채상환 능력만 놓고 봤을 때는 (아세안 채권이)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며 “1월 기준 GDP 대비 67%에 달하는 브라질의 재정건정성도 위험하다고 하는 상황에서 아세안 국가의 국가부채 수준은 따져봐야 된다”고 경고했다.
반정부 시위, 잦은 정권교체와 같은 ‘컨트리리스크’도 아세안 채권 투자시 고려해야한다.
삼성자산운용은 아세안 국가 주식에 투자하는 다수의 아세안펀드를 운용하고있다. 하지만 아세안 채권펀드는 출시는 물론 준비 조차 하지 않았다.
삼성자산운용 한 관계자는 “부채비율, 민감도,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며 “당분간 아세안펀드 채권형을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