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만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미 행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회동은 지난 3일 미군의 군사 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된 이후 처음 이뤄지는 고위급 접촉이다. 이에 따라 이번 만남은 향후 베네수엘라 정국의 방향성과 미국의 대(對)베네수엘라 전략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마차도 측에는 이번 방미가 기회이자 부담이라는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일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이 자칫 마차도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적 권력 이양의 필요성을 축소하거나, 마차도를 사실상 배제하는 메시지를 낼 경우 야권의 정당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보는 마차도 진영에 복잡한 신호를 주고 있다. 마차도는 지난 1년여간 자신을 트럼프 대통령의 이념적 동맹으로 포지셔닝해 왔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마두로 정권의 핵심 인물이자 제재 대상인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통령과의 협력에 무게를 싣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드리게스에 대해 "매우 협조적이었다"고 공개적으로 평가했으며, 조만간 직접 만날 계획도 언급했다.
마차도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을 '서반구의 자유를 수호하는 지도자'로 치켜세우며 적극적으로 구애해 왔다. 그는 미국의 대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지지했고, 미국 기업의 베네수엘라 투자 확대 구상을 제안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팟캐스트에 출연하기도 했다. 지난해 수상한 노벨평화상을 트럼프 대통령과 "공유하겠다"고 언급해 노벨위원회가 이례적으로 "상은 공유·양도될 수 없다"는 해명까지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체포 이후 "마차도는 국내에서 충분한 지지와 존경을 받지 못한다"며 사실상 로드리게스 지지를 선언해 마차도 진영에 충격을 안겼다. WSJ는 미 정보당국이 사전에 로드리게스를 과도정부 수장으로 보는 평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이것이 그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마차도는 현재 유럽에 체류 중이며, 지난달 카라카스 인근 은신처를 탈출해 노르웨이 오슬로로 이동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이날 그는 바티칸에서 교황 레오 14세를 만나 "납치되거나 실종된 모든 베네수엘라인을 위해 중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