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 할아버지 제사 불참 가능성..화해보다 주총 표대결에 힘 실려
[뉴스핌=강필성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일본 체류가 예상보다 길어질 전망이다. 신 회장은 당초 31일 일본 하네다공항에서 출발하는 오후 1시 비행기를 통한 입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롯데그룹 측은 "금일 중 입국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저녁 예정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부친이자 신 회장의 할아버지 제사에는 신 회장의 불참 가능성이 커졌다. 가족회의를 통한 극적인 화해가 당장은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1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의 입국은 이날 오전까지 확정되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은 이날 중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것으로 일정을 검토해 왔다. 오후 1시 일본 하네다공항을 출발하는 비행기 예약자 명단에도 신 회장의 이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저녁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친이자 신 회장의 할아버지인 고(故) 신진수씨의 제사가 있다.
신 회장 외 다른 가족들은 제사에 맞춰 속속 입국했다. 지난 28일 신격호 총괄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일본에서 입국했고 29일에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30일에는 신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모친인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가 김포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1998년 울산 둔기리에서 가족들과 찍은 사진. 왼쪽부터 시게미쓰 하츠코,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아들 정훈, 맏딸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큰 며느리 조은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회장의 장녀 규미, 둘째 며느리 시게미쓰 마나미, 신회장 아들 유열, 차녀 승은. <사진제공=롯데그룹> |
이들을 비롯해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 등의 대부분 제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상 가족회의가 신 회장을 제외하고 열릴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의 입국 일정이 미뤄지는 것과 가족모임의 상당수가 반(反) 신동빈 편에 선 주역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신 회장이 불참하는 것을 계기로 가족참석자 대부분이 신동주 전 부회장의 편에서 입장이 정리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상황에서 신 회장의 제사 참석은 극적 화해의 장이 되리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신 회장이 의도적으로 입국을 미루고 있는 것인지, 일본에서 다른 업무가 있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신 회장은 당분간 일본에 체류하면서 일본 롯데홀딩스 내부 안정과 우호지분 확보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 내부 일각과 재계에서는 가족간 화해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신동주-동빈 형제의 주주총회 표대결 양상이 전개될 것이란 전망을 설득력있게 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