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98세…카지노 개발의 선구자 명성
[뉴스핌=김성수 기자] 라스베이거스 사막 한 가운데 호텔과 도박장을 설립한 인물, 미국 억만장자 투자자 커크 커코리언이 향년 98세로 사망했다.
커크 커코리언 <출처=위키피디아> |
커코리언은 MGM의 설립자로 16% 지분을 보유했으며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과 카지노 개발의 선구자로 꼽힌다. MGM을 세 번 사고 팔았으며, 크라이슬러와 포드·제너럴모터(GM) 등 미국 자동차 산업에 투자했었다.
그는 1917년 6월6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고, 고등학교 중퇴 후 웰터급 복싱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민간 운송 담당 조종사로 일하면서 부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코리언은 1969년부터 2004년까지 MGM 필름 스튜디오를 세 번 사고판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일상사에 거의 관여하지 않는 스타일로 인해 헐리우드 영화업계에서 그의 존재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고 MGM 관계자들은 회고한다. 1980년대에는 파산 직전의 크라이슬러, 2005년에는 GM 주식을 사들였다가 되팔면서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이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50%가 넘었던 커코리언의 MGM 지분도 급감했다. 이 밖에도 포드자동차 등에 거액을 투자했다가 크게 손실을 보면서 커코리언은 지난 2011년 공식적으로 재계 은퇴를 선언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2008년 160억달러(17조8800억원)에 이르렀던 커코리언의 자산은 올해 40억달러(4조4700억원) 정도까지 감소했다.
MGM 측은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98년 생애 동안 라스베이거스의 역사에서 커크 커코리언처럼 많은 일을 해내고도 그만큼 주목받지 못한 인물도 없을 것"이라면서 "그가 우리 도시와 산업 그리고 우리 회사를 크게 향상시켰다"고 논평했다.
한편, 겉으로 드러내길 싫어하는 커코리언도 1999년에 48살 어린 테니스선수 출신의 리자 본더와 한 달에 불과한 결혼생활을 한 뒤 키라 커코리언을 입적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키라 커코리언은 나중에 LA의 부자 스티브 빙의 생물학적 자식인 것으로 판명됐다. 본더가 한 달 5만달러인 자녀 양육비를 더 올려달라고 소송을 했을 때 전 세계 신문이 크게 관심을 기울여 보도하기도 했다.
커코리언은 두 딸의 트레이시와 린다의 이름을 따 설립한 린시재단을 통해 미국 사회와 기반시설 확충에 기여했다. 커코리언은 회사의 회장직을 맡지 않은 것 뿐 아니라 기부할 때도 자신의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투자회사 트레이신다 역시 두 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