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설정액, 60조원까지 감소.. 재유입 가능성도
[뉴스핌=이영기 백현지 기자] 코스피지수를 장기 박스권에 머물게 한 '펀드환매'가 이제는 더이상 지수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초 이후 국내주식형펀드에서는 약 2조원의 자금이 나왔지만, 환매 지속에 따른 영향력은 미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오히려 코스피지수가 2100포인트를 넘어서며 주식형펀드로 신규 자금 유입까지 기대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지난 2009년 이후 꾸준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 2008년 말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은 85조8170억원이었지만 2010년 말에는 61조1200억원까지 내려섰다. 2011년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반짝 70조원을 넘어섰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는 59조5400억원까지 줄었다.
지난 2011년 이후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넘어서 상승기조가 감지될 때마다 펀드환매 물량이 나오며 지수 상승을 짓눌렀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 자체가 크게 감소한 만큼, 지수 영향력 또한 줄어드는 추세다.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은 60조원 수준에서 저점을 형성하고 있어, 재확대 기대감도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에이블컨설팅&글로벌팀장은 "국내주식형펀드는 2009년부터 환매가 많이 나오면서 설정규모 자체가 작아져 시장 영향력이 줄었다"면서, "최근 3~4년에 걸쳐 박스권 장세를 가져가다 보니 주식형펀드 환매가 일정부분 진행이 됐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이어 "물론 2011년부터 학습해 온 박스권 장세기 때문에 (코스피가)2000선을 넘어서면 환매가 나오긴 하지만, 지금 지수가 2100포인트를 넘어 박스권 상단까지 올랐다"며 "박스권을 뚫어버리면 오히려 중국펀드처럼 추가로 자금이 들어올 수있다"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 WM본부장은 "이제 (코스피지수가)한마디로 가벼워졌다고 볼 수 있다"며 "그 동안 펀드 환매 물량이 계속 나오면서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원본이) 60조원까지 떨어졌지만 그만큼 점점 지수는 가볍게 올라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4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펀드 환매가 가장 활발하게 출회되는 코스피지수 구간은 2000~2050포인트로 집계됐다.
오히려 2050포인트 이상에서는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다. 2004년 중반 이후 2050~2100포인트 구간에서 공모 주식형펀드로 5조7000억원이 들어왔다.
현재 코스피지수가 2100선까지 단숨에 올라선 이상, 추가적으로 지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환매보다 주식형펀드로 신규자금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히려 국내주식형펀드로는 일임형으로 대변되는 사모펀드 등에서 자금유입이 나타나고 있다. 사모펀드 설정액은 최근 2년간 2조원 가량 증가했으며 주식에 40% 이상 투자할 수 있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적립액도 23조원을 넘어섰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공모형펀드 규모는 줄었지만 일임형펀드, 즉 사모펀드, 보험, 연기금 자금 등은 늘었다"며 "지수가 더 간다는 기대감이 있으면 (개인투자자 자금도) 크지 않지만 추가로 들어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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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3일 기준 최근 6개월 국내 및 해외 주식형펀드 자금유출입 동향 <출처=금융투자협회> |
[뉴스핌 Newspim] 이영기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