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 조정, 인덱스 편입 등 이벤트 재료 소멸
[뉴스핌=이보람 기자] 코스피200 지수에 삼성에스디에스와 제일모직이 특례편입됐다. 이를 앞두고 주요 수급 주체들은 미리 장바구니를 새롭게 꾸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수 특례편입을 앞둔 이틀 새 삼성에스디에스와 제일모직 주가가 롤러코스터 양상을 보였다. 이는 시장에서 포트 재조정 등을 수반하는 일회성 재료로 최종 절차가 소멸된 것으로, 결국 지수 편입 자체 보다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이슈가 이들 종목의 주가를 결정할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이번 달 2일 한국거래소가 삼성에스디에스와 제일모직 지수 특례편입을 밝힌 직후 이들 종목 주가는 소폭 하락했다가 반등했다.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듯 했다. 그러나 지수편입을 앞둔 지난 11일과 12일에 기관과 외국인은 전혀 다른 수급양상을 보여줬다.
먼저 지난 11일 기관은 삼성에스디에스, 제일모직 두 종목을 내다 팔았다. 전날 밤 삼성 그룹이 상속세 문제로 이재용 부회장 등이 삼성에스디에스 지분을 처분할 수도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더불어 그동안 삼성그룹주로 몸값을 올려오던 두 종목에 대한 가격 부담 또는 차익실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벤치마크를 초과하는 지분에 대해선 정리하고 가기 위해 내다 팔아왔다.
이러한 기관들의 본격적인 물량조정으로 두 종목은 큰 폭 약세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에스디에스는 전일대비 2만2500원, 7.51% 내린 27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같은기간 제일모직도 2% 넘게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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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대신증권 HTS> |
지수편입을 앞두고 인덱스펀드 등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지수연동 파생상품의 구성 비중을 확대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어제 기관이 순매수를 기록한 것은 인덱스펀드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달리 외국인 수급은 기관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김 연구원은 이에 대해 "삼성에스디에스와 제일모직 모두 기업공개(IPO)때 외국인 투자자에 상당부분 배정이 됐으나 보호예수가 없어 상장과 동시에 팔아 외인이 많이 가지고 있진 않다"며 "때문에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의 수급이 같은 이유로 움직였다고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관과 움직임이 다르게 나타난 것은 "외국인의 경우 앞서 지배구조 이슈 등으로 노이즈가 생기면서 주가가 급격하게 빠지자 지수 특례편입을 앞두고 인덱스펀드 매수 시점을 매도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후 두 종목의 주가 흐름에 대해선 아직 알 수 없다는 게 투자업계 중론이다. 기관들이 지수 편입으로 인한 포트폴리오 구성 비중 조정을 어제로 끝낸 데다, 이로 인해 비중이 늘어났다 하더라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이슈가 중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순히 상위 지수에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 이것이 주가에 긍정적 혹은 부정적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며 "두 종목의 경우 삼성 지배구조 이슈에 관련돼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오냐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역시 "코스피200지수 편입은 단기적인 수급 이슈일 뿐 결국 주가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회사 자체의 펀더멘탈"이라며 "삼성에스디에스와 제일모직의 경우 지배구조 관련 프리미엄이 붙어있는 상태로, 매물 압박이 없다하더라도 다시 오를지는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삼성에스디에스와 제일모직은 각각 신규상장 후 평균시가총액이 시장전체 평균시가총액의 1%를 초과하면서 특례 편입 기준을 충족해 구성 종목으로 들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수 내 비중은 삼성에스디에스가 1.25%, 제일모직이 0.92%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변경으로 이수화학과 코오롱은 제외될 예정이며 현대글로비스의 유동성 비중은 기존 30%에서 50%로 확대된다.
코오롱은 지수 제외 이벤트가 알려진 3월 초 2만8000원 부근에서 12일 종가 2만6400원까지 하락했다. 이수화학도 9440원에서 8610원까지 밀렸다. 이벤트가 소멸된 이날 두 회사 주가는 2%~3% 가량 반등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