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집값 상승 기대감 낮아 분양주택보다 임대주택에 관심 가져"
LH가 공급한 분양전환 임대주택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졌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임대주택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한다. |
최근 수도권내 공공택지지구내 전용 74㎡짜리 10년 공공임대아파트에 청약한 A씨(39)의 이야기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한 분양아파트와 임대아파트의 인기가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분양 아파트는 서울 강남권과 분당신도시 주변, 하남미사지구를 제외하고 모두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임대아파트는 분양전환되는 공공·분납 임대아파트나 국민임대아파트 가릴 것 없이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다.
특히 5년 또는 10년을 월세를 내며 임대로 산 후 분양으로 전환되는 공공·분납 임대아파트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8일 LH에 따르면 수도권 공공택지지구(옛 보금자리지구)에서 공급된 LH 아파트 가운데 분양아파트는 미분양이 잇따라 발생하는 반면 공공·분납 임대아파트는 대부분 순위내 청약마감을 하고 있다.
지난달 청약신청을 받은 경기 구리갈매지구 A2블록 10년 공공임대아파트 1444가구는 최고 3.9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을 마감했다. 서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전용 59㎡는 1순위에서 마감됐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같은 갈매지구에서 공급된 B1블록(1055가구) 공공분양 아파트는 아직도 미분양이 남아 있다.
경기 부천옥길지구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청약신청을 받은 부천옥길 A2블록 10년 분납임대아파트 379가구는 3.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반면 지난해 11월 공급한 B2블록 공공분양아파트는 아직 계약자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 시흥목감지구 B5블록 10년 공공임대아파트도 지난 5월 실시한 청약 접수에서 1.5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에서 청약을 끝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공급한 A6블록 분양아파트는 아직 선착순 계약을 받고 있다.
LH 관계자는 "성남여수지구나 하남미사지구처럼 인기가 높은 곳에 공급한 주택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 분양이나 임대 가릴 것 없이 모두 잘되는 실정"이라며 "반면 구리갈매나 부천옥길, 시흥목감, 인천서창처럼 살기에는 적당하지만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작은 곳은 임대주택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임대주택의 높은 인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전세시장은 과열된 반면 매매시장은 침체된 지금의 주택시장 모습과도 비슷하다는 게 이들의 이야기다.
은행 빚을 지지않고 10년 동안 돈을 모은 뒤 집을 살 수 있다는 점도 분양전환 임대주택의 장점으로 꼽힌다. 공공·분납 임대아파트는 입주할 때 드는 비용이 4000만~5000만원 선이다. 은행 대출을 많이 받을 필요없이 10년을 살 수 있는 집을 구할 수 있는 셈이다.
분양전환 임대아파트의 인기는 더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닥터아파트 권일 팀장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기 때문에 신규 아파트도 분양보다 임대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는 실정"이라며 "분양전환 임대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분양전환 임대아파트가 늘어나면 분양주택은 설 자리를 더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