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하이일드 본드 펀드에서 23억달러 빠져나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정크본드 시장의 과열을 경고한 가운데 투자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를 포함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끊이지 않는 데다 연준의 긴축 시기를 둘러싼 저울질이 본격화되면서 투자자들이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는 움직임이다.
(사진:AP/뉴시스) |
18일(현지시각) 웰스 파고에 따르면 지난주 하이일드 본드 펀드에서 23억달러가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자금 이탈이다.
뿐만 아니라 월가의 대형 채권 딜러들은 지난 9일 기준 정크본드의 보유 규모를 48억달러로 축소했다. 이는 2013년 4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고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정크본드를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있지만 시장 반전에 대한 경계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날개 없는 추락을 연출했던 정크본드 수익률이 반등 신호를 보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미국 정크본드 수익률은 5.9까지 상승, 지난달 23일 기록한 사상 최저치 5.69%에서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크본드는 이달 0.46% 손실을 기록했다. 정크본드가 월간 기준 손실을 낸 것은 11개월만에 처음이다.
연준이 오는 10월 양적완화(QE)를 완전 종료할 예정인 데다 옐런 의장이 고용 지표 개선을 조건으로 조기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데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 정크본드의 리스크가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브린 캐피탈의 피터 치르 매크로 전략가는 “하이일드 본드 시장의 투자 리스크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며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외면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의 긴축 및 이를 겨냥한 시장 금리 상승으로 인해 정크본드에서 커다란 손실을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 저변에 광범위하게 깔려 있다는 얘기다.
정크본드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투자등급 회사채 역시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내다보고 있다.
한편 시장 전문가와 정책자들 사이에 금리인상을 종용하는 목소리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피터 모리치 미국 메릴린대 대학 경영대학원 교수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외면하고 있으며, 이는 연준의 독립성을 크게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과거 경험으로 확인한 것처럼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면 고통스러운 침체 없이 이를 통제하기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