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유지 위한 포석 VS 조기 긴축 예고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일부 주식 섹터 및 정크본드의 밸류에이션 고평가 지적을 놓고 월가의 투자자들은 해석에 분주한 모습이다.
옐런 의장이 자산 버블 리스크와 함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사상 최저 금리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움직임이다.
(사진:AP/뉴시스) |
실업률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지만 고용이 완전한 회복에 이르지 못한 데다 경기 회복 역시 완만한 만큼 정책자들이 긴축을 가급적 늦추는 쪽에 뜻을 두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저금리에 기대 위험자산이 브레이크 없는 상승을 연출하자 이에 따른 리스크를 견제하기 위해 일종의 구두개입에 나섰다는 얘기다.
반면 일부 투자가들은 옐런 의장의 발언을 실제 긴축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판단, 긴축 예상 시기를 앞당겼다.
캡스트림 캐피탈의 스티브 골드만 매니징 디렉터는 옐런 의장의 발언과 관련, “연준이 정확히 시장이 기대하는 바를 이행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판단했다.
적어도 내년 이맘때까지는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예정이며, 이후 인상에 나서더라도 완만한 긴축을 단행할 것이라는 의미라는 것. 골드만은 “옐런 의장이 자산 버블을 언급한 것은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높은 리스크를 떠안는 부분에 대해 경계심을 자극한 것”이라고 말했다.
맥쿼리의 나짐 아이드리스 전략 헤드 역시 “옐런 의장의 발언은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목적을 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옐런 의장이 연준의 정책 방향을 전하는 동시에 시장 안정성을 꾀하는 데 상당히 효과적으로 발언한 셈”이라며 “정크본드 시장이 주식과 비교할 때 극단적으로 고평가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면 옐런 의장의 발언을 실질적인 긴축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하는 의견도 나왔다.
바클리스의 딘 마키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 시기를 내년 3월로 당겨 잡았다. 현재 속도대로 실업률이 하락할 경우 올해 12월 5.7%까지 떨어질 수 있고, 이 경우 금리 인상이 당초 예상했던 6월에서 3월로 앞당겨 질 것이라는 얘기다.
퍼스트 뉴욕 증권의 세드 세트라키안 주식 헤드도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연준이 자산시장의 움직임과 현주소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적정 시점에 이를 통제하기 위한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옐런 의장의 자산 고평가 발언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바니안 파트너스의 로버트 파빅 전략가는 “연준 의장에게서 투자 조언을 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며 “자산 가격은 시장 자율에 맡겨 두고, 경제 향방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 정책자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칼럼니스트인 저스틴 라하르트는 연준의 4조달러를 넘어선 대차대조표야 말로 버블 상태라며 날을 세웠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