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부진·유로존 위기 재점화 리스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이후 미국 국채 입찰에 몰려든 글로벌 투자 자금이 3조40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바닥으로 떨어진 국채 수익률에도 유동성이 홍수를 이루는 것은 글로벌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과 유로존을 중심으로 한 잠재적인 위기 리스크, 여기에 자산 버블에 대한 경계감이 자리잡은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사진:AP/뉴시스) |
14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미국 재무부가 1조1200억달러 규모의 국채 발행을 실시한 가운데 입찰 수요는 3조400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 매입 축소에 나선 한편 투자자들이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하는 데도 국채 발행에 공격적인 ‘사자’가 몰리는 것은 그만큼 글로벌 경기 신뢰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RBS의 윌리엄 오도넬 국채 전략가는 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 국채 투자 수요가 여전히 봇물을 이루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부진하고, 이 때문에 연준이 비전통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쉽게 종료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깔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근 포르투갈의 에스피리토 산토 은행의 단기 채무금 상환 연기에서 보듯 유로존의 부채위기가 완전히 점화되지 않은 점도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꺾이지 않는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시장 전문가의 경기 전망은 흐려지고 있다. 이날 CNBC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유로존의 2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제시, 종전 예상치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HIS 글로벌 인사이트 역시 독일을 필두로 산업생산 및 제조업 경기가 실망스러운 흐름을 보이는 만큼 유로존 경제가 2분기 제자리걸음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유로존을 필두로 글로벌 전반의 실물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저금리를 틈타 부채가 가파르게 증가, 2008년 리먼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영국의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은 채권시장의 버블 붕괴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했다.
고수익률에 혈안이 된 투자자들이 정크본드를 포함한 채권에 공격적으로 베팅, 수익률 하락이 한계 수위에 달했다는 주장이다.
BIS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리먼 파산 위기가 고조됐던 당시보다 더욱 취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