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미국 상장을 준비중인 중국 IT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재무적투자자(FI)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 인지도와 기업 신뢰도가 낮은 중국 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충분한 투자자금을 모집하기 위해 프리IPO 단계에서 지명도가 높은 재무적투자자를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벤처투자 뉴스 전문 포털 '차이나벤처닷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올해들어 중국 IT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많은 미국 상장 기업이 프리IPO 형태로 재무적 투자자에게 지분을 매각했다.
최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 징둥상청(京東商城)은 상장전 3억 5000만 주의 지분을 중국의 유명 인터넷 기업 텐센트에 매각했다. 텐센트는 지분 매입으로 징둥상청의 3대 주주가 됐다. 지난해 미국에 상장한 여행상품 정보 사이트 취나닷컴(취나왕,去哪兒網)도 프리IPO 형태로 중국의 유명 투자전문 회사 힐하우스캐피탈과 중국 대표 포털업체 바이두(百度)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했다.
일부 중국 IT기업은 미국 증시 상장 후 주가가 폭등했지만, 상장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실제가치보다 낮게 책정되거나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내려가는 사례가 적지 않아, 중국 기업들이 재무적 투자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기업이 미국 증시 상장과정에서 이러한 어려움에 부딪히는 것은 중국 기업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도가 낮기때문이다. 또한, 미국에 유사한 사업 모델을 가진 기업이 적어 미국 현지 투자자가 중국 IT 기업의 혁신적인 사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도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증시 상장 계획을 잠정 보류한 모바일게임 업체 추쿵테크놀로지(觸控科技)가 대표적 사례다. 이 업체는 상장 추진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실제 기업 가치보다 턱없이 낮게 책정되자 상장 추진을 중단했다.
추쿵테크놀로지는 자사의 기업가치가 모바일게임 사업 6억 7000만 달러와 검색엔진 서비스 6억 달러를 합한 13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미국 상장 준비 과정에서 모바일게임 서비스 사업만 인정을 받아 기업가치가 5억 4000만 달러에 그치게 됐다.
미국과 아시아 진출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벤처캐피탈 GGV캐피탈의 푸지쉰(符績勛) 투자파트너는 "현재의 주주 혹은 전략적투자자를 프리IPO 지분 투자자로 끌어들이는 것은 상장 후 주가 유지가 힘들다고 여겨지는 기업이 고려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명한 재무적투자자를 유치하면 미국 현지 투자자들은 해당 중국 기업이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기업의 사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인터넷 공룡 알리바바의 미국 증시 상장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증시에서 중국 인터넷 기업의 입지는 줄어들 전망이다.
벤처캐피탈 업계 전문가는 "미국 기관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인터넷 기업에 대한 투자 비율은 상당히 적은편인데, 하반기 알리바바가 상장하면 시중의 투자금이 알리바바에 몰려 동종 업계 중국 기업의 종목은 시장에서 다소 홀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쥐쉰은 GGV캐피탈의 투자파트너는 "최근 미국 자본시장에서 기관투자자의 성향이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기업의 잠재성장성에 투자의 가치를 두기보단 투자 수익률이 중요시 되고있다. 하이테크 업종에 투자하던 기관투자자들이 수익창출 능력이 우수한 기업에 관심을 갖게되면서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인터넷 기반 기업들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