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 첫 대면…"특검법 위헌, 헌재에 문제 제기 예정"
계엄 기준 놓고 증인과 충돌…尹 "근무자 말 다 맞는 것 아냐"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내란 특별검사팀'과 법정에서 처음 대면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계엄 선포 기준을 놓고 증인과 이견을 보이며 법정에서 직접 반박했다.
계엄사령부 기조실장으로 알려진 이재식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차장(육군 준장)이 23일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사건 8차 공판에서 "전시라 할지라도 계엄 선포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선포할 수 있다"고 밝히자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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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06.23 photo@newspim.com |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혐의 사건 공판에는 내란특검팀의 박억수 특별검사보(특검보)가 직접 출석해 증인 신문을 이어갔다.
증인으로는 이 차장, 권영환 전 합동참모본부 계엄과장이 출석해 계엄 선포 전후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윤 전 변호인측이 "예방적 계엄을 들어봤냐"고 질의하자, 이 차장은 "계엄을 예방적으로 선포할 수 없다는 말이 실무 편람에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차장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나 사회 질서가 극도로 혼란스러워 행정 사법 기능이 곤란한 것이 명확한 경우에만 계엄이 사후적으로 선포돼야 한다" 설명했다.
윤 전 변호인 측이 "예상적 선포는 어떤 상황을 가정하냐"고 묻자 이 차장은 "전시사변, 비상사태, 적과 교전, 사회 질서가 극도로 혼란하고, 행정 사법 사무 기능 곤란할 때다. 그것이 명확하게 요건에 해당할 때 사후 조치로 계엄이 선포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시라 할지라도 요건, 상황, 현 상태 등 3가지 요건에 이르러야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며 "국방부가 판단하고 최종 판단은 대통령이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이 차장 증언 말미에 재판부에 발언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증인이 다 나간 뒤 재판 마무리 단계에 윤 전 대통령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윤 전 대통령은 "막상 전쟁이 터지면 군이 계엄 사무에 투입될 여유가 없어 계엄을 못한다"며 "증인이 전시 기준으로 계엄을 준비한다고 했는데 취지에 맞지 않는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계엄과에 근무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다 맞는 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증인으로 나온 권 전 합참 과장은 "계엄 해제 이후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일머리 없다고 질책했다"며 "계엄이 되게끔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 상황이 계속 간다면 내 신상과 가족, 부모 모두 순탄한 삶을 살지 못한다고 느꼈고 나 때문에 가족이 겪을 어려움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 너무 슬펐다"고 했다.
권 전 합참 과장의 발언에 공판 내내 눈을 감고 앉아 있던 윤 전 대통령은 오른손을 들어 입을 가리기도 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 처음 출석한 박 특검보는 "비상계엄 사태의 실체와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겠다"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내란특검법은 위헌 조항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며 "특정 정치세력이 주도해 특검을 주도하고, 같은 당에 소속된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고, 수사권을 재차 행사하는 건 역사상 전례가 없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검법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법률적 문제를 제기할 뜻을 밝혔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