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경제 재조명, 주가는 1년새 15% 내려
[뉴스핌=한기진 기자] 소치 올림픽으로 러시아에 대한 투자가 주목 받고 있다. 올림픽 특수로 경제가 활력을 찾을 것이란 기대와 과거 신흥국 펀드의 주인공이었다는 기억이 되살아나고 있다. 러시아 증시에 직접 투자가 쉽지 않은 만큼 ETF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올림픽 게임 개최로 인한 효과는, 가깝게는 평창 동계 올림픽에 대한 분석을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경제적 가치가 국가홍보 효과, 기업 이미지 제고, 매출 증대 등으로 20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삼성경제연구소)
하나대투증권은 산업별로 건설 총생산이 7조8000억원이 창출되고 제1차 금속제품(2조원), 사업서비스(1조6000억원), 비금속 광물제품(1조1000억원), 금융보험과 부동산(7000억원) 등 다양한 산업에서 수혜를 보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2006년 2월 토리노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이탈리아는 개최 6개월 전보다 6개월 후 주가가 9.2% 상승했다. 같은 해 6월에 월드컵을 연 독일은 개최 전후 1년간 주가가 21.7% 올랐다. 영국은 2012년 7월에 개최된 런던 올림픽의 앞뒤로 1년간 주가가 9.6% 상승했다.
소치 올림픽은 역대 최대인 500억 달러를 투입했다는 점에서 경제 효과에 대해 기대가 더 크다. 2010년 캐나다 벤쿠버 올림픽의 5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은 “올림픽 개최를 위해 시설 투자가 집중된 소치가 앞으로 러시아 남부의 새로운 경제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라며, 근거로 "1996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한 애틀랜타가 이후 10년 사이 280개의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미국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을 가진 경제중심지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전체로 봐서는 올림픽 개최에 따른 경제효과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EBRD는 러시아 같은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의 경우 선진국보다 대회 개최에 따른 투자비용은 많이 들지만, 투자가 개최 지역에만 한정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골드만삭스가 2013년 12월 내놓은 보고서는 러시아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이머징마켓 평균 치에 비해 40%도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했다. 2008년 금융 사태 이후 러시아 경제 성장 둔화, 7%대의 고금리, 불투명한 정치권, 지나치게 높은 에너지 산업 의존도는 러시아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 되며 러시아 증시가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러시아의 국가 부채는 GDP 대비 10%안팎이고 가계 부채 역시 3%로 타 선진국 대비 매우 낮아 최근 신흥국 위기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러시아 증시의 특징을 보면 유망종목이 드러난다. 증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섹터는 에너지로, 약 50%정도다. 원유 및 가스 수출액은 총 수출액의 60%를 차지하며, GDP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유가와 천연가스의 국제 가격은 러시아 증시와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시총 상위 기업들은 대부분 푸틴 대통령이 지정한 ‘내셔날 챔피언(national champion)’ 기업이다. 단순히 수익만 추구하면 안 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개별 종목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장지수펀드(ETF)가 제격이다.
대표적인 것이 RSX로 펀드총자산이 9억달러에 달하고 다음으로 ERUS, RBL, RSXJ가 있다. 이밖에 마켓 벡터 러시아 ETF, ISHARES MSCI RUSIA CAPPED ETF 등으로 국내 금융투자회사에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 증시(RTS)가 1년 사이 15% 가량 하락했기 때문에 올림픽 효과만 믿고 투자하기에는 무리한 측면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