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연장·공무원 증원 등 변화…국민연금과 통합은 글쎄
정부가 공무원연금 제도 개혁에 착수한다. 올해 상반기내 정부안을 만들고 이르면 내년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마침 개혁시점이 박근혜정부 2년차다. 개혁에 힘이 실릴 수 있는 주요요건 하나가 충족된 셈이다. 전문가들 역시 공무원집단의 반발과 진통을 예상하면서도 과거보다 개혁의 수준이 높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내비치는 것도 이같은 이유가 있어서다. 그럼에도 과연 공무원 스스로 제살깎기식 연금 개혁을 사회 전반이 수긍하는 수준에서 마무리지을 수 있을지 여전히 미지수다. 뉴스핌은 공무원연금 개혁 필요성 여부, 다른 연금과 비교한 공무원연금의 현 실태, 현실적 개혁방안, 해외사례 등을 중심으로 정부와 학계, 이해당사자인 공무원들의 입장을 듣고 나아가야 할 개혁 방향을 가늠해보기로 했다.<편집자주>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뉴스핌=김지유 기자] 대다수 전문가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공무원연금이 현실에 맞게 개혁돼야 한다는 데에 동의했다.
1960년에 시작된 공무원연금은 40여 년이 흐른 지금 설립 당시와 현격히 다른 환경에 처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길어진 수명'과 이로 인한 '재정적자'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공무원연금도 바뀌어야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은 "1960년대 평균수명은 52~58세인데 지금은 80세를 넘는다"며 "연금수령 기간이 20~30년 길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무원연금은 1980년대 중반까지 늘기만 했다. 하지만 고령화시대로 접어들며 연금 수급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했고, 기금이 고갈돼 국가재정으로 수혈해야하는 현실에 이르렀다.
윤 센터장은 "공무원 연금제도 자체가 사회제도 여건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며 "많은 언론들이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나는 공무원연금 제도 자체가 지속 가능하냐의 문제를 본다"고 말했다.
백재현 민주당 의원도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문제가 생겼다"며 "당초 연금 설계할 때 이렇게 평균수명인 늘어날 것으로 보지 않고 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지금 같은 제도로는 공무원연금이 버티기 힘들고 어떤 형태든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혁이 진행돼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연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공무원 정년을 늘리는 것도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더 받고 덜 줘야한다"고 해결책을 내놓았다.
◆ 국가재정 내에서 감당할 수 있는 정도로 개혁해야…'더 내고 덜 받아야'
김기선 새누리당 의원도 늘어나는 재정적자의 문제에 주목, 국가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로 연금을 개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10년동안 약 10조의 적자분을 세금으로 메웠다"며 "이러한 상황으로 계속 갈 경우 국가 재정으로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과거 두차례에 걸쳐 개혁이 시도된 것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내놓았다. 그는 "국민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미래를 책임지고 염려하는 입장에서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라며 "이번에는 주로 외부의 각계 대표성을 갖추는 인사들을 참여해서 (개혁을) 해야된다"고 주장했다.
안종범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공무원연금이 그동안 항상 적자였고 정부 재정도 앞으로도 많이 투입돼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결국 원인이 보험료를 조금 내고 많이 받는 구조에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기존에 받도록 약속한 것을 소급할 순 없지만 신규 가입자 조건은 조정해야 한다"며 "기본 방향은 일반 국민 적용 국민연금에 준하는 수급율로 바꿔가는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 정부 차원에서 공무원 포함해 여러 의견에 귀 기울여야
공무원의 급여가 비교적 낮은 점과 일반 직장인과 달리 공무원은 퇴직금과 연금을 합해서 받는 것도 문제로 제기됐다.
그는 "공무원들은 이에 대한 보상으로 연금으로 받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해당 부처 안전행정부가 TF 위원회를 구성해 여러 의견을 듣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 논의를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직 공무원들 중에도 연금이 현실에 맞게 개혁돼야 한다는 데에 동의하는 사람이 예상외로 많았다. 다만 국민연금과의 통합에는 반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앙부처 국장급 공무원은 "공무원 연금도 그동안 현실화해왔고 앞으로 현실화해야 한다"면서도 "그래도 국민연금과 통합하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못박았다.
대신에 '페이고(Pay As You Go) 방식'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페이고 방식이란 미국 술집에서 종종 접할 수 있는 말로 나갈 때 돈 내라는 뜻이다. 즉, 예산을 미리 앞당겨 쓰거나 적자 지출을 하지 말고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추라는 의미로 쓰인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공무원 연금은 국민연금에 포함되지 않은 퇴직연금 개념이 포함돼 있다"며 "국민 연금과 통합하기 위해서는 공무원 연금의 특수성을 고려해 퇴직금 개념의 일원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