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논의…정쟁으로 시간 허비했다는 지적 많아
[뉴스핌=함지현 기자] 국회는 증권거래세법, 역외탈세방지법 등의 논의를 내년 2월로 미루고 법인세와 소득세 등 예산부수법안 처리에 집중키로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홍종학 민주당 의원은 26일 "증권거래세법을 2월로 미룬 게 맞다"며 "법적으로 복잡한 것들과 고려할 것들은 많은데 시간이 짧아 논의가 불충분할 것 같아 (2월로) 논의를 넘겼다"고 밝혔다.
정부는 파생금융상품에 거래세를 내도록 하는 증권거래세법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거래세는 낮추고 양도소득세를 높여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거래세 강화와 양도차익 과세 등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에 대한 논의도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논의를 미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거래대금이 급감한 상황에서 증권거래세법이 도입된다면 더 위축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는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가 이탈해 시장 자체가 망가진다는 얘기다.
'조세피난처' 논란으로 바람을 탔던 역외탈세방지법안에 대한 논의도 2월로 미뤄졌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10억원 이상의 국외 재산을 소유한 자는 매년 6월에 세무서장에게 신고하도록 의무 부과 ▲국외 재산 신고의무를 불이행하는 경우 그 금액에 따라 징역 및 벌금 또는 과태료 부과 ▲국외 재산을 미신고하거나 과소 신고하는 경우 그 사유와 해당 국외재산의 취득·형성과정에 관한 소명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고, 자력으로 취득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해 증여세 부과 ▲역외탈세가 용이한 것으로 인정되는 지역을 역외탈세집중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지역에 10억원 이상의 재산 또는 법인의 출자지분을 보유한 자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세무조사 실시 등의 내용이 담긴 역외탈세방지특별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실은 의원들 간 해외에서 벌어지는 탈세는 공간적 한계 등 특수성이 있어 관련 법안의 제정 혹은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어떤 체계로 법안을 담아낼지에 대해서는 오는 2월에 공청회를 통해 충분히 논의한 뒤 법률제정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조세소위는 정기국회가 예산부수법안의 처리를 우선시 해야 하는 만큼 2014년도 예산안의 선결 조건인 법인세와 소득세 등 핵심 쟁점 처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상대적으로 논의할 시간이 적은 증권거래세법이나 역외탈세방지법안 등을 뒤로 미룬 것이다.
예산안의 연내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예산과 직접적 연관이 적은 법안은 추후 논의를 충분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그간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문제 등 정치적 쟁점 탓에 시간을 허비한 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