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미대사관 차단벽 제거 등 보복조치…반미시위까지
[뉴스핌=주명호 기자] 미국 당국이 인도 여성 외교관을 공개적으로 체포한 뒤 조사 과정에서 알몸 수색을 한 일이 인도사회의 분노를 촉발시키면서 양국 간 외교 문제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뉴욕 주재 인도 총영사관 소속 데비아니 코브라가데 부총영사는 자신이 고용한 인도인 가사도우미의 비자 서류를 위조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그는 수사과정에서 알몸수색을 받고 DNA 채취를 거친 뒤 여자 마약사범들과 같은 방에 유치됐다. 코브라가데는 25만달러의 보석금을 지불한 뒤에야 가석방됐다.
이 같은 사실에 인도는 곧바로 분노를 표출했다. 인도 외무부는 "여성 외교관을 공개적으로 모욕했을 뿐더러 외교관 신분을 보장하는 빈 영사협약에도 위배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으며 낸시 파월 인도 주재 미국대사에게도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맘모한 싱 인도 총리도 "심히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표현하며 미국의 조치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이후 인도는 즉각적인 보복 조치에 나섰다. 지난 17일 뉴델리 미 대사관에 설치된 경비용 차단벽을 제거했으며 라울 간디 국민회의당 부총재는 인도를 방문 중인 미 하원의원단과의 면담을 즉각 취소했다.
인도 국민들도 이번 사태로 반미 감정을 부풀리고 있다. 18일 수십명의 시위자들은 미 대사관 앞에 모여 "미국의 행동은 전 인도여성들을 모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반미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 외교관의 알몸수색에 대해 인도인들이 뉴델리 미 대사관 앞에서 반미 시위를 펼치고 있다. [사진 : AP/뉴시스] |
미국은 이번 사태로 인도와의 외교적 관계에 골이 생길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니샤 데사이 비스왈 미국무부 중앙 및 남아시아 담당 차관보는 "체포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검토 중"이라며 조사가 끝나는 데로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