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주도 미국과 참여국 견해차 좁히지 못해
[뉴스핌=김사헌 기자] 싱가포르에서 나흘 동안 열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각료회의가 별다른 합의 없이 종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일본 교도통신은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12개국 TPP 담당 각료회의가 별다른 성과 없이 "계속 협상의 조기 타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공동성명서만 내고 이날 폐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TPP 회원국들은 관세와 지적재산권보호 등 민감한 항목에서 미국과의 의견 차이를 내년까지 논의한다는 예외를 두고 최소 합의를 도출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계속 농산물 관세 철폐를 거부하고 미국도 자동차 수입관세 철폐에 대해 거부하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은 내년 1월 7일 정도에 스위스 다보스회의 시점에 맞춰 다시 TPP 각료회의를 열자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 상태라고.
교도통신은 앞서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내각부 선임부대신이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TPP 각료회의가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남은 기간 얼마나 협상의 진전을 볼 수 있을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해 회의적인 견해를 나타낸 바 있다고 전했다.
협상을 이끌고 있는 미국과 일본은 최대한 양보를 하면서 블록딜을 이끌고자 했으나, 다른 참여국들이 국유기업과 환경 문제 등 정치적으로 풀기 어려운 쟁점에 대해 난색을 표시했다. 또 미국은 신약 등 지적재산권보호 면에서 기업의 권리 보호 강화를 요구하지만, 신흥국들은 이러한 기술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거나 미국 기업의 일방적인 권리만 강화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8일 자 허핑턴포스트 지는 TPP 협상국에서 흘러나온 두 건의 메모를 인용해 오바마 행정부의 협상 주도력이 매우 제한적이라면서, 협상의 중요한 쟁점들에 대해 매우 폭넓은 견해 차이가 발생한 사실을 폭로했다. 이 보도에 대해 미국 무역대표부는 일부 내용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어떤 것은 완전히 잘못되거나 이미 지나간 쟁점이라고 해명했다.
※출처: 허핑턴포스트가 공개한 메모의 일부 |
이번 TPP 각료회의는 앞서 지난 주말 세계무역기구(WTO)의 발리 회의가 도하라운드 협의 실패 이후 역사적인 부분 쟁점합의를 도출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