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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발리 회의 '기로'… 미국은 실패 원할 수도" -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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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 거대 교역블록 통한 교역기준 선점 '야심'

[뉴스핌=권지언 기자] 제9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막을 올린 가운데, 기구의 존립 여부가 기로에 섰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다자간 협상 합의 도출 실패로 기구가 형해화되는 구도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1년 이후 ‘뇌사상태’에 빠진 도하개발어젠다(DDA)를 되살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에 참가국들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지만 미국만큼은 관심이 딴 데 가있다.

DDA 협상은 지난 2008년 합의 직전 무산 된 이후 일단 조기성과 도출이 가능한 부분부터 우선 합의를 추진하는 쪽으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일본의 공식 참여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급물살을 타는 등 거대 교역 블록화 쪽으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이 같은 협상이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

2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발리 회의가 WTO 주도의 다자주의 무역체제를 되살릴 것인지, 아니면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거대 교역블록화의 대세에 확실한 힘을 실어줄 것인지를 판가름 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중심으로 한 두 개의 거대 교역블록 형성에 ‘올인’하고 있다. 즉 TPP와 함께 범대서양 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을 최우선 교역 어젠다로 밀어 부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10년 안에 미국을 중심으로 TPP나 TTIP와 같은 지역 무역협정이 제시하는 “매우 높은 기준(high standard)”이 사실상 선진국 중심의 국제 교역의 기본이 되고, WTO는 그 틀을 만들기 보다는 국가간 교역 분쟁을 조정하는 기구 정도의 역할에 그치는 상황을 만들겠다는 것이 미국의 계산이라는 것.

물론 TPP와 같은 거대 교역블록 협정 역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각국의 이해 관계를 풀어야 하는 만큼 합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는 있다.

신문은 이번 발리 회의에서 참가국들이 다자무역 협상 최종 합의안을 이끌어내고 DDA에 대한 로드맵 마련에 성공해야 거대 교역블록화의 근간을 다자주의가 제시하고 WTO는 여전한 국제 무역의 중심 축으로써의 위상을 굳히는 상황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발리 회의가 합의 도출에 실패한다면 당장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지 않을지는 몰라도 WTO의 위상은 점차 줄어들고 이 틈을 타서 거대 교역블록화가 급물살을 타면서 국제 교역의 새 표준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오는 6일 발리 회의가 종료된 직후인 7일부터 나흘간 싱가포르에서 열릴 올해 마지막 TPP 협상 결과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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