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 경제에서 상업 은행이 막강한 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반면 제조업은 점점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중국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중국기업연합회가 발표한 '2013년 중국 500대 기업 발전보고서'를 인용, 상업 은행들이 여전히 나홀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제조업은 점점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두르러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500대 기업의 수입이 처음으로 50조 위안(약 9000조원)을 돌파한 50조200억 위안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12년도 국내총생산(GDP)의 96.32%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국기업연구원 리진(李錦) 수석연구원은 "중국 전체 경제수익 중 대부분을 은행이 점유하고 있는 상황은 거대한 금융리스크를 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낙후된 금융개혁이 실물경제 발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향후 실물경제 둔화가 상업 은행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12년 중국 5대 상업 은행(공상·농업·중국·건설·교통은행)의 영업 수입이 중국 500대 기업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 수익은 무려 35.6%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해 267개 제조업체가 500대 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영업 수입은 41.1%이나 수익(이윤)은 상업 은행보다 낮은 20.2%에 그쳤다.
또한 2013년 서비스업 500대 기업에는 39개 업종의 기업이 선정됐는데 이 리스트에서도 수익의 대부분이 은행권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비스 업종 500대 기업에는 전체의 7.8%에 해당하는 39개 은행이 포함됐으며, 이들 은행의 영업 수익은 1조445억 위안(약 188조원)으로 전체 서비스 500대 기업 수익 1조5475억 위안(약 279조원)의 67.5%를 차지했다.
즉, 서비스 500대 기업 중 10%도 안되는 은행이 전체의 70%에 육박하는 수익을 내고 있는 셈이라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업종간 수익차가 크게 벌어지는 요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생산 과잉에 의한 비정상적인 경쟁을 꼽고 있다. 현재 중국의 24개 업종 중 22개 업종이 심각한 생산 과잉에 노출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기업가협회 왕중위(王忠禹) 회장은 "현재 경제성장 둔화 속에서 내수도 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고정자산투자 증가 속도가 명확한 둔화세를 보이면서 석탄, 석유, 철강, 건축자재, 가전 등의 수요도 위축될 것"이라며 "기존의 각 분야에 대한 관성적 투자 효과로 향후 3년 공급은 계속 늘어나 생산 과잉 문제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왕 회장은 또 "현 단계에서는 상업 은행들이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지만 향후 실물경제가 약세를 나타내면 이들의 경영 실적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 "실물경제의 공동화(空洞化) 리스크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