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무역적자 지속…자금 EU·신흥국 갈 수도
[뉴스핌=주명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국채매입 축소가 빠르면 9월부터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는 가운데, 양적완화 축소가 개시되거나 종료되는 것이 미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약세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완화정책 축소 이후에 현재와 같은 미국 무역적자 및 저금리가 이어지면 되레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화이트 크레인 그룹의 클리포드 베넷 수석연구원은 지난 16일 CBNC방송에 출연해 연준의 국채매입 축소가 반드시 달러화 강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오히려 "미국 투자자들의 눈을 해외로 돌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국채매입 축소 후 바로 금리 인상이 이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점을 언급하며 "미국의 무역적자 및 저금리 기조는 (국채매입 축소 이후에도)상당 기간이 이어지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미국 내 투자자금도 해외로 빠져나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G의 스탄 샤무 시장투자전략가도 비슷한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국채매입 축소가 시작되면 단기적으로는 달러화 강세가 진행될지 몰라도 장기적인 국면에서는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신흥시장의 상황이 개선되면 미국내 투자자금이 멕시코나 브라질 등지로 이동하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달러화는 약세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살아나고 있는 유로존 경제도 달러화 약세의 요인이 될 것으로 꼽았다. 그는 최근 발표된 유로존 2분기 GDP가 장기간 이어졌던 침체 사슬을 끊고 확장세를 띤 점에 주목하며 "유로존에 대한 투자자금이 늘어나면서 달러화 약세를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JP모간 체이스의 외환전략가들은 연준의 QE 축소가 경제지표가 개선되면 축소해서 중지로 이어진다는 의미보다는 이제는 경제지표가 더 악화되지 않으면 자산매입 정책은 종료한다는 의미가 강하다면서, 과거 경험으로 볼 때 QE1과 QE2 이후에도 미국 장기금리가 하락하고 달러화 가치의 약세가 전개되곤 했었다고 분석했다.
양적완화 시기 사이의 달러화 강세는 모두 외부 위기와 관련되어 있다. QE1 정책 이후 달러화가 일시 급등한 것은 그리스 위기 때문이며, QE2 이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도 유로존 부채 위기가 전면화되면서였다. 이 같은 외부 위기들은 미국 경제 회복이 쉽지 않았던 요인이면서 또한 연준이 추가적인 완화정책을 도입하여 시중금리를 억제하고 달러화 강세를 저지하게 만든 계기였다.
한편, DBS그룹의 외환분석가들은 지난 7월 보고서에서 "QE2가 종료될 때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를 도입한 것은 금융시장이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 것을 바랬기 때문이며, 이것은 또한 QE3가 개방형(open-ended, 무기한)으로 시작된 이유였다"면서, "이제는 다소 '폐쇄형(close-ended, 만기형)' 혹은 '덜 개방형'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에 달러화가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출처: DBS그룹 보고서 |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