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달러 환율 추이 [출처:dailyFX사이트] |
하지만 완전한 반등을 기대할 만큼 펀더멘털이 개선됐는지를 두고서는 아직 회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유로화는 지난 7월 초부터 달러 대비 반등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독일 등 유럽에서 나온 경제 지표들이 기대 이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등 펀더멘털이 강화된 데 따른 영향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달 5일 1.2831달러 수준까지 밀린 뒤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 주 1.3379달러까지 올랐던 환율은 13일 뉴욕거래 후반 1.3261/63엔 수준에 호가됐다.
7월 초 당시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동결하고 정책 역시 기존과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 밝히면서 유로가 부담을 받은데다, 달러 역시 미국 고용지표 개선 등에 힘입어 강세를 보여 유로를 상대적으로 압박했다. 하지만 이후 나온 유럽 경제 지표들은 강력한 경기 회복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는 모습.
지난 6월 독일의 수출은 전달보다 0.6% 증가하며 직전월의 감소 기록을 뒤집었고, 무역 흑자규모 역시 5월의 146억유로에서 157억유로로 늘었다. 이달 ZEW가 내놓은 경기예측지수 역시 5개월래 최고치를 찍었다.
영국의 경우 제조업과 건설, 서비스 부문에서의 회복세를 바탕으로 6월 무역적자 규모가 81억 파운드로 직전월의 87억 파운드에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역시 6월 산업생산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유로존 ‘그린슈트’ 신호에 힘을 실었다.
이밖에 유럽 곳곳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상승 곡선을 그렸고, 유로존에는 속하지 않지만 영국은 7월 서비스업 PMI가 60.2까지 뛰면서 6년 반 만에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이번 주 발표되는 유로존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역시 0.2%로 6개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올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공개된 BofA메릴린치의 펀드매니저 조사에서 역시 응답자의 88%가 향후 1년간의 투자 전망이유럽 지역이 가장 밝다고 답하기도 했다. 유럽이 세계 1위 투자지역으로 꼽힌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 유럽, 본격 회복 기대는 ‘무리’
유럽의 회복 신호들이 잇따르자 자연스레 시장의 관심은 이 같은 유로화 지지 요인들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럽이 부채 위기를 말끔히 없앨 만큼 강력한 회복세가 나타나긴 어렵고, 은행권 재정이슈 등 성장을 가로막을 리스크는 아직 남아있는 상태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재정위기 이후 치솟았던 실업률을 내려야 하지만, 유로존의 실업률은 여전히 12%가 넘는 수준이고, 문제 국가들인 그리스와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의 실업률은 26%를 웃도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주춤했던 달러 강세 역시 본격적으로 재개된다면 유로화 역시 상대적인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또 ECB 역시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면 부분적 긴축으로 돌아서겠지만 당분간은 완화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로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
투자전문업체 시킹알파는 유로의 단기 전망이 강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나 정치 리스크 등을 고려했을 때 상방보다는 하방 리스크가 더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9월 독일 총선과 연준의 테이퍼링 시작 가능성 등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언제든 급 반전할 지 모른다는 것.
캐나다 스코샤뱅크도 달러가 강세를 재개할 수 있고 유럽의 구조변화 가능성이 여전히 요원한 만큼 유로화가 다시 약세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