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값 '급락'…주가·달러화 '강세'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시장이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6월 고용지표에 합격점을 줬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 자산 매입 축소를 단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다는 평가다.
대다수의 투자가와 주요 외신은 연준이 6월 고용지표를 통해 비전통적 통화정책 속도를 늦추기 위한 청신호를 받은 셈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국채와 금값이 급락한 반면 주가와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은 9월 양적완화(QE) 축소를 기정사실화 했다.
이번 고용지표가 QE 축소에 대한 시장의 공감대를 얻어내는 데 충분했을 지언정 향후 강한 경제 성장을 기대할 만큼 내실 있는 결과물은 아니라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먼저 주목할 것은 비정규직 및 임시직의 급증이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일자리 수는 19만5000개 늘어났다. 이 중 상당 부분은 파트타임 일자리가 차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경제적인 이유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미국인은 지난달 820만명을 기록, 지난 3월 760만명에서 대폭 늘어났다. 저임금의 파트타임이 늘어나는 것은 건강보험법 개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민간 보험에 가입할 여력이 없는 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른바 오바마 케어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요건에 부합하는 저임금 비정규 일자리를 갖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시간당 평균 임금이 늘어났지만 실상 반길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은 24.01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2.2% 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실질적인 임금 상승보다 야근 등을 통한 수당 증가에 따른 측면이 크다고 펜실베니아 와튼스쿨의 피터 카펠리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노동부의 지표는 제조업에 대해서만 정규직 임금과 야근비를 포함한 수당을 구분한다”며 “하지만 매크로 경제의 정황을 볼 때 임금이 실질적으로 상승하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고용이 늘어나고 있지만 제조업 부문의 일자리가 4개월 연속 감소한 것도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제조업 부문의 일자리는 6000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3월 이후 4개월 연속 2만7000개의 일자리가 제조업계에서 사라졌다. 일자리 창출은 유통업과 주택 건설, 헬스케어 부문에 집중됐다.
이와 관련, 시장 전문가는 미국 경제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앞으로 성장 전망 측면에서 실속있는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의 토니 체린 재무학 교수는 “중장기적인 매크로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제조업 부문의 고용이 중요하지만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밖에 노동시장 참여율이 63.4%로 전월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했다. HSBC의 케빈 로간 이코노미스트는 “참여율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이로 인해 향후 실업률 하락이 저해되는 딜레마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실업률은 7.6%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