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6월 고용지표 개선에 미국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치솟았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 자산 매입을 축소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라 약 12조달러 규모의 국채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이번 고용 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시장은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를 더욱 확실시하는 표정이다.
문제는 이후 경기 향방이다. 연준이 유동성 공급을 줄이기 시작하고, 계획대로 내년 중반 이를 전먼 중단하더라도 실물경기 회복이 이어질 것인지 여부다.
금리 상승이 가파르게 이뤄질 경우 자산시장은 물론이고 실물경기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일부에서 이를 호재로 풀이, 관심을 끌고 있다.
5일(현지시간) 장중 미국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 초반 2.722%까지 상승했다. 이는 2011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츠비시 UFJ의 토마스 로스 디렉터는 “국채시장에서 투자자금 이탈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내주 발행되는 660억달러 규모의 3년, 10년 및 30년물 국채 금리가 향후 국채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6월 고용 지표에 대한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한편 연준이 9월 양적완화(QE)를 축소할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BTIG의 댄 그린호스 전략가는 “6월 고용 지표는 시장 전망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라며 “오는 9월 연준이 QE 축소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국채 수익률 상승이 반길 일이라고 주장했다. 경기 회복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자산시장에 호재라는 얘기다.
크로스보더 캐피탈의 마이크 호웰 매니징 디렉터는 “장단기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를 나타내는 일드 커브의 상승은 거의 대부분 경기 회복에 대한 결과물”이라며 “국채시장은 하반기 강한 경제 성장을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금리 상승 추이가 주식시장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IN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발렌틴 반 누벤후젠 멀티애셋 전략 헤드는 “이자 수익을 창출하는 데 스위트 스팟은 지난해 상반기 종료됐다”며 “국채시장 약세는 소비재와 IT 등 성장주를 중심으로 주식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릴 것이라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미국을 필두로 글로벌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의 속도 조절을 저울질하고 있으며, 투자 전략 역시 달라져야 할 때라는 얘기다.
금리 상승이 고용에도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폴 에델스타인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창출이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만큼 충분한 것은 아니지만 인구증가율에 뒤처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금리 상승이 경기 회복을 근거로 한 것이라면 고용 회복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BNP 파리바는 연준이 오는 9월 자산 매입 규모를 월 85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줄인다 하더라도 여전히 경기 부양책을 시행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산 매입 축소가 곧 긴축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편 6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 수는 19만5000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16만개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실업률은 7.6%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해 이코노미스트 전망치인 7.5%를 소폭 넘어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