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市내 대학가 전세비율 10%..돈 굴릴 곳 없어 집주인 월세선호
[뉴스핌=한태희 기자] 대학가에서 전셋집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집주인들이 저금리 기조로 인해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아지자 월세를 선호해서다.
이 때문에 개학에 앞서 전셋집을 구하는 학생들은 전셋집을 찾기 위해 추운 겨울 거리를 헤매고 있다.
19일 대학들이 밀집한 서울 종암·명륜·연희·노고산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서 대학생들이 들어가 살 만한 셋집 가운데 월세와 전세물량은 평균 9대 1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종로구 명륜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월세 물량과 전세 물량을 비교하면 97대 3에 이른다"고 말했다. 성북구 종암동의 한 공인중개사도 "전세와 월세비율은 9대 1로 월세 물량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서대문구 연희동 현대부동산의 한 공인중개사도 "전세 물량은 전체 셋집 가운데 1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전셋집은 나오는 즉시 자취를 감춘다. 내달 신촌의 한 대학에 입학할 예정인 이 모씨는 "전셋집을 찾기 위해 신촌 일대를 하루 종일 돌아다녔다"며 "3일이 돼서야 4500만원짜리 전셋집을 구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의 전셋집 거래를 중개한 성일부동산의 한 중개사는 "이 학생의 계약도 인근 다른 부동산의 소개에 소개를 받은 것"이라며 "이것이 올 1월부터 지금까지 맺은 유일한 전세 거래"라고 밝혔다.
대학가에서도 전셋집을 구하기 힘든 이유는 집주인의 월세 선호 현상때문이다. 저금리 현상으로 목돈(전세금)을 받아 은행에 넣어도 이자가 많이 붙지 않자 직접 월세를 받고자하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는 것.
신촌부동산의 성복희 공인중개사는 "은행 예금 금리가 낮아 집주인이 월세를 선호한다"며"6000만~7000만원 짜리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 50만~60만원의 월세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룸 기준으로 1년간 전셋값이 1000만원 오른 6000만~7000만원을 형성하고 있지만 집주인의 월세 선호현상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세를 월세로 돌린 후 보증금을 1000만원 낮추면 월세는 10만원씩 오른다는 것이그의 설명이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제공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금리(9개사 19개 상품)는 연 평균 2.98%다. 이론상 보증금 7000만원을 1년간 예금에 넣을때 이자소득은 월 17만원으로 월세 60만원보다 적다.
성 공인중개사는 "시중 금리가 낮아 집주인이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30만원 형태의 반전세 방식도 꺼린다"고 말했다. 그는 "세입자는 전세보다는 월세 추세로 가는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