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저한 성과 중심 발탁…남은 계열사도 ‘긴장’
[뉴스핌=배군득 기자] LG가 국내 그룹 가운데 첫 번째 내년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향후 경영행보에 대한 윤곽을 드러냈다. 이번 LG 인사는 그동안 구본무 회장이 수차례 언급한 ‘시장선도’에 대한 부분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선도를 위한 철저한 성과 중심의 인사가 눈에 띄게 도드라졌다. 핵심 계열사인 LG전자가 대표적이다. 내년 임원인사에서 LG전자는 사장 2명, 부사장 3명, 전무 7명을 승진시켰다.
주목할 점은 승진한 임원들 대부분이 냉장고, 세탁기, TV 등 가전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하반기 스마트폰 ‘옵티머스 G’를 내놓으며 도약을 꿈꿨던 MC사업부(휴대폰)는 한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임원 인사에서 밀리는 수모를 겪었다.
LG전자의 이같은 인사 조치는 ‘앞으로 성과가 없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구 회장의 무언의 압박으로 풀이된다.
LG 전 계열사를 포함해 처음으로 공채 출신 여성임원도 탄생했다. 국내 그룹 중 보수적 경영에 속하는 LG그룹이 공채 출신 여성 임원을 선발한데 대해 학력, 경력 불문하고 우수 인재를 중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처럼 LG그룹 4개 계열사 임원인사 뚜껑이 열리자, 29일 예정된 남은 계열사들도 인사 규모와 방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본무 회장이 올해 지속적으로 강조한 부분이 가시화 되면서 내년 성과위주의 시장선도 경영이 단순한 공언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LG그룹 안팎에서도 이번 인사가 내년에 공격적인 경영을 위한 시발점이라는데 이견이 없다는 분위기다. 경쟁력 있는 인재들을 끌어올려 성과를 내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LG그룹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발표 전까지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변수가 많았다. 그만큼 구 회장님 경영방침이 대거 반영된 것”이라며 “남은 계열사 역시 이같은 기조를 기반으로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그룹 차원에서 내년에는 뭔가 성과를 내야한다는 부담이 인사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며 “시장선도를 위한 인선 배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