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그리스 사태를 둘러싼 기류가 여전히 불안정하지만, 논의가 일부 성과를 내면서 금융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이번 주 내 통과시키지 않을 경우 즉각적인 디폴트 사태를 맞을 것이라 경고했다고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그리스 의회 앞 광장에는 긴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연일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단체들은 이날부터 48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유럽 은행권과 보험권이 EU가 추가적인 구제금융 지원 결정시 그리스 채무에 대한 자발적인 만기연장(롤오버)에 나서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진전을 보이고 있다.
또 29일 그리스 의회가 긴축 프로그램을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따라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회복되면서 시장이 다소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프랑스는 그리스 국채의 롤오버 계획을 내놓고 그리스 디폴트 사태로 인한 글로벌 주식시장과 유로화에 대한 타격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올리 렌 EU 최고집행위원은 그리스 의회가 재정지출 축소와 세수 확대, 민영화 가속화 등의 방안을 담은 긴축안을 통과시키는 데 추가 자금지원 성사 여부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폴트 사태를 막는 유일한 길은 의회가 긴축안을 승인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통과 돼야 5차 구제금융 자금이 지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겠다"며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 디폴트를 피하기 위한 '플랜 B'는 없다"고 다시 한번 못박았다.
영란은행(BOE) 머빈 킹 총재는 그리스 디폴트 사태 발생시 대책과 관련한 의회 보고에서 "그리스 디폴트 사태의 가능성에 대비해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채무 노출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유럽은행권은 신뢰도 손상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U와 IMF는 그리스가 다음달로 예정된 12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5차분 부금을 지원 받기 위해서는 5년간 2860억 유로 규모의 긴축계획 통과와 동시에 구조개혁 및 민영화 등의 조치를 추진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이런 전제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그리스의 디폴트 사태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은 독일 은행권이 프랑스 은행권이 참여하는 그리스 채무 롤오버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로존 주요국 채권 수익률도 하락했다.
프랑스 정부는 전일 자국 은행권이 올해 만기되는 그리스 채권의 원금 70%는 재투자하고 30%만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재투자하는 70% 가운데 50%는 새로운 30년물 채권에 투자되고 나머지 20%는 'AAA' 등급의 제로쿠폰채로 인수하게 되며, 이들 채권은 유럽금융안정성기금(EFSF)이나 유럽 투자은행 등의 지급보증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유로화는 유럽 당국이 은행권과 채무 롤오버에 대한 논의의 진전을 보였다는 소식에 달러 대비 강세를 기록했다.
신용평가사들도 판단을 유보하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민간 은행권의 채무 롤오버로 인한 타격 가능성을 신용등급 평가에 반영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리스에 대한 신용 평가시 디폴트 평가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날 S&P의 모리츠 크래머 유럽 소버린 신용등급 평가부문 대표는 "현재의 상황으로는 최종 결정을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독일 베를린을 방문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유럽 경제와 유로화 전망에 대해 낙관한다며 유럽이 단기적인 도전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특정 국가를 지정하지 않은 채 유로존 채권을 사들이겠다는 모호한 발언을 남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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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