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프랑스 정부는 그리스의 긴축안 의회 통과시 프랑스 금융권과 그리스 채무에 대해 30년간 만기연장(롤오버)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리스 금융권에서 예금인출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그리스 부채에 대한 자발적인 롤오버에 대해 시중은행들과 합의했다고 2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재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앞서 "그리스 국채 롤오버에 대한 초안이 마련됐다"고 확인했다.
그는 또한 "그리스 국채의 만기연장 기준은 30년이 될 것이며 금리는 유럽대출 금리에 일부 가산금리를 적용한 수준"이라고 확인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어 "다른 유럽 국가들이 같은 조치를 취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며, "프랑스 정부는 롤오버 계획과 관련하여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언제든 논의할 것이며, 계획을 얼마든지 변경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그리스 부채 문제 논의를 위해 로마에서 열린 그리스 채권단 회의에서는 그리스 국채 재매입을 포함한 다양한 제안들이 논의됐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고 결정이 유보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유럽 각국 정부, IMF, 혹은 그리스 민영화 프로그램의 재정지원을 바탕으로 그리스 국채를 다시 매입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그리스 정부의 3400억 유로 규모 채무 부담과 디폴트 사태 우려 등으로 인해 그리스 민간 은행권에서 올해들어 지금까지 약 8%의 예금이 인출됐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그리스 은행권의 고객들은 실업 등 침체로 인한 소득 감소분을 충당하는 데 소모되었으며 또한 이렇게 빠져나간 자금은 해외 펀드나 금투자로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합의에 따라 자국 은행권은 올해 만기되는 그리스 채권의 원금 70%는 재투자하고 30%만 현금으로 환급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투자하는 70% 가운데 50%는 새로운 30년물 채권에 투자되고 나머지 20%는 AAA 등급의 이자지급이 지연된 제로쿠폰채로 인수하는 방식이다.
은행권 소식통에 따르면 새롭게 인수하게 되는 채권은 유럽금융안정성기금(EFSF)이나 유럽 투자은행 등의 지급보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이같은 방안은 이른바 민간 부문의 '브래디 채권 보증'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89년 남미 채무 위기 당시 미국 니콜라스 브래디 재무장관은 남미 국채를 시장 거래가 가능한 유동화 증권으로의 교환하면서 일부 채권의 지급을 미국 정부가 보증하도록 결정한 바 있다.
이 같은 프랑스 금융권의 합의 결정에 대해 독일 은행권은 관심을 표시했다.
요제프 아커만 도이치뱅크 총재는 이날 "다양한 해법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이로 인해 만족할만한 결과를 가져올 지는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그는 "정치 지도자들이 이번 주말까지 답을 얻기를 원하지만 급히 서둘러서는 안될 것"이라며 "문제는 복합적이며 논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리스 부채 위기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문제지만 만약 다른 국가들이 전염된다면 이는 리먼 브라더스 몰락 사태보다 훨씬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복수의 유럽연합(EU) 당국자들은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경우 차기 구제금융 부금의 납입을 중단하지만 파장을 최소화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EU는 오는 7월 중순으로 예정된 12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금 5차분의 납입을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 의회 내에서 지오르지 파판드레우 현 총리 내각을 지지하는 의석수는 155석으로 줄어든 상태여서 긴축안의 통과 여부는 불명확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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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