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권인수 주체들 재무투자자(FI) 복수 유치, 최종입찰 나설 듯
- 우리금융 컨소시엄 “FI 유치” 등 11곳 중 단독인수 외 나머지는 FI로 변신 가능성
[뉴스핌=한기진 기자] 우리금융지주 인수전에 11곳의 국내외 투자자들이 인수의사를 표시함에 따라 앞으로 한 달 동안 우리금융 인수전이 복잡다단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전격 인수하자 우리금융 민영화가 참가자 부족으로 무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던 게 막판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난 26일 마감된 예비입찰참가의향서(LOI) 접수가 당초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많은 투자자들이 참여, 치열한 경합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LOI는 본입찰에 참가하기 위한 절차에 불과한 것"이람 "아마도 부담없이 의향서를 제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OI에 구체적인 자금조달방법과 투자자를 명시할 필요는 없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20일 있을 예비입찰까지 진정성있는 투자자가 가려질 것이고 이를 위한 합종연횡도 예상되고 있다.
◆ 우리금융지주 매각 킥오프(Kick-off), 큰 부담 없어 성황 이룬 듯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56.97%를 전부 혹은 4% 이상 인수 또는 합병을 원한다며 LOI를 제출한 곳은 모두 11곳을 나타났다.
우리사랑 컨소시엄, 우리은행 비즈니스클럽 컨소시엄을 비롯해 보고펀드, MBK파트너스, 유리자산운용, 인베스투스, 호주 은행 맥쿼리, 미국 보험사 메트라이프, 영국 보허사 아비바그룹,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 등이 그곳이다.
이처럼 11곳이나 됐던 것에 대해 지분 4% 인수의사만 있어도 LOI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도전장을 내밀기 쉬웠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주목되는 곳은 우리사랑 컨소시엄과, 우리은행 비즈니스클럽 컨소시엄이다. 두 곳 모두 사실상 우리금융의 독자 민영화를 바란다는 점에서 뜻을 같이하고 우리금융 경영진이 직간접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 비즈니스클럽이 지분 4%를 인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그것보다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같은 편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우리사랑 컨소시엄도 우리금융 직원들로 구성된 우리사주조합이 대표격으로 이미 직원들로부터 9000억원 규모로 지분 인수를 위한 청약을 마쳤다.
또 국내 대기업, 연기금, 외국 펀드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9조원 가량의 투자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 독자 민영화 꾀하는 '우리 컨소시엄' 행보 주목
우리금융 컨소시엄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12월말에 있을 최종입찰대상자 선정에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자본력과 지분인수규모가 타 경쟁자들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만족할 만한 가격을 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한 염려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현재 투자자들과 협상을 한창 진행중이다. 우리금융 고위 임원은 “민영화에 따른 장기적인 주가 상승 가능성과 투자자들의 원하는 바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입찰이 시작되면 실제 참가자들이 훨씬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우리금융 컨소가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여기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곳이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칼라일은 경영권 인수가 법적으로 불가능한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일부 지분 인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입찰전이 본격화하면 경영권 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곳과 파트너로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계 일각의 예상이다.
국내 사모펀드인 보고펀드와 MBK파트너스 역시 막대한 자금조달이 필요한 경영권 인수가 어렵다면 투자 목적으로 지분 일부 매입에 나설 수 있지만 후자를 택하더라도 다른 파트너와 손잡는 것을 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IBK투자증권의 이혁재 애널리스트는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많다고 해서 우리금융 민영화가 성공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금보험공사 지분 전량을 인수할 의지가 있는 곳보다는 전략적 혹은 재무적 투자자로 일부 지분만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경영권을 인수하려는 측에 재무적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곳이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인 셈이다.
우리금융의 한 임원도 “우리금융 지분 매각은 경영권 인수하는 측이 전략적 투자자(SI)를 끼고 참가할 수 없고 재무적 투자자(FI)만 끌어들일 수 있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며 “앞으로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일을 진행하는 것만 남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