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유럽 긴장 속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와 금 비중이 핵심"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거시 투자계의 거장 레이 달리오가 세계가 돈을 무기처럼 쓰는 '자본 전쟁'의 문턱에 왔다고 경고했다. 그가 꼽은 최선의 피난처는 여전히 금이다.
달리오는 3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orld Governments Summit)에서 CNBC 진행자 댄 머피와의 대담에 나서 "우리는 지금 자본 전쟁의 문턱에 서 있다"며 "아직 전쟁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가까이 와 있고, 상호 간 두려움 때문에 언제든 문턱을 넘어설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자본 전쟁은 무역 금수 조치, 특정 국가의 자본시장 접근 차단, 채권 보유를 지렛대로 활용하는 제재 등 자금 흐름 자체가 무기화되는 국면을 뜻한다.
달리오는 "전 세계 곳곳에서 외환 통제와 자본 이동 제한 조치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며 "각국 중앙은행과 국부펀드들이 이미 이런 통제에 대비한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달리오는 역사적으로 대규모 지정학적 충돌 전후로 자본 전쟁이 반복돼 왔다고 설명했다.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전 미국이 일본에 각종 제재를 가했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오늘날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도 유사한 상황을 상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달러 표시 자산 보유자들 사이에는 미국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미국에는 유럽 자금 조달과 매수 여력에 대한 우려가 각각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달리오는 "무역적자의 반대편에는 자본이 있고, 이는 곧 자본 불균형을 의미한다"며 "자본은 전쟁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백악관에 복귀한 뒤 교역 상대국과 정치적 경쟁국을 향해 징벌적 관세를 들이밀었다가 철회하는 조치를 반복한 점도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꼽았다.
이처럼 긴장이 고조되는 환경에서 달리오는 여전히 금이 자산 보호 수단으로서 가장 매력적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귀금속 가격이 큰 폭 조정을 받았지만, 그는 "금의 본질은 하루하루 변하지 않는다"며 단기 가격 등락에 휘둘리지 말 것을 주문했다.
달리오는 "금 가격은 1년 전보다 약 65% 올랐고, 최근 고점 대비로는 16% 정도 낮은 수준"이라며 "사람들은 금이 오르고 내리는 것을 보며 '지금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만 고민하는 실수를 한다"고 말했다. 대신 중앙은행·정부·국부펀드라면 포트폴리오에서 금이 차지해야 할 비중을 정하고, 그 비중을 꾸준히 유지하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은 포트폴리오 내 다른 취약한 자산을 보완하는 매우 효과적인 분산 수단"이라며 "어려운 시기에는 독보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호황기에는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여전히 유효한 헤지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갖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