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전문가 출장비는 '사업비'로 묶여…투명성 지적
심사단 명단도 공개 안 하는 농식품부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정부가 해외 우수 한식당 지정을 위해 최근 4년간 현장 심사 출장비로 약 4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 전문가 중심의 심사단에 지급된 사업비 내역은 세부적으로 공개되지 않아 예산 집행의 적정성과 투명성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뉴스핌>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해외 우수 한식당 현장 심사를 위해 ▲2022년 9100만원 ▲2023년 1억2300만원 ▲2024년 1억300만원 ▲2025년 9200만원 등 총 4억원가량의 출장비를 집행했다.
해당 사업은 농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공동 추진한다. 심사단은 4~5인 규모로 구성돼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등 주요 미식 도시를 방문해 현장 평가를 진행한다. 해외 우수 한식당으로 지정된 레스토랑 중에는 미슐랭에 이름을 올린 업소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심사 투명성 확보를 이유로 심사단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식진흥원 관계자는 심사단 선정 기준에 대해 "매년 감사실이 무작위 추첨을 통해 심사위원을 선정한다"고 밝혔다. 공인된 규정 없이 내부 규정으로만 심사단 선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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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예산 집행 구조다. 심사단 출장 비용은 항공, 숙박, 일비·식비 외 '사업비'로 나뉜다. 사업비 내 세부 항목을 보면 구조적 모호성도 확인된다. 심사단에게 지급된 심사수당은 1인당 수백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심사운영비' 항목 안에도 별도의 심사 관련 비용이 포함돼 있다. 심사수당과 심사운영비 내 심사비가 어떻게 구분되는지 명확하지 않다.
한식진흥원 관계자는 "심사비에는 심사를 위한 식비, 심사 이후 회의비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미 출장 비용 내 식비와 일비가 포함돼 중복 지급의 논란이 있다.
구체적으로 2022년 뉴욕·파리 출장의 경우, 심사단 5명의 항공·숙박·일비·식비로 4226만원이 집행됐다. 여기에 심사수당과 회의비 등 명목의 사업비 3232만원이 추가됐다. 한 차례 출장에만 총 7458만원이 쓰였다. 단순 여비 외에 심사 명목 비용이 중첩돼 책정된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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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은 지난해 출장비 집행 방식이다. 자료에 따르면 동일 지역·유사 일정으로 보이는 출장이 여러 건으로 나뉘어 집행된 정황이 확인됐다.
그동안 심사단 출장은 1회 출장 시 위생심사와 품질심사를 각각 진행했는데, 지난해부터는 위생심사와 품질심사를 나눠 운영했다. 이렇게 되면, 심사위원 1명이 파리 지역 내 한식당 심사를 위해 2번 방문해야 한다.
한 차례 출장으로 묶일 수 있는 일정이 분할 집행되면서 건별 사업비가 각각 책정됐다. 이로 인해 전체 출장 규모와 항목별 집행 내역 파악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산 집행 과정에서 출장 건을 분리해 집행할 경우, 회차별로 심사수당과 운영비가 중복 책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외 우수 한식당 현장 심사 효율화 및 평가의 객관성·공정성 확보를 위해 평가 체계를 개선했다"며 "작년부터 현장 심사 이원화(위생심사, 품질심사)를 추진했다"고 해명했다.
국회에서는 공공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일수록 출장 필요성과 비용 적정성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심사 사업의 경우, 출장비와 심사수당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으면 예산 집행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윤준병 의원은 "공공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일수록 해외 출장의 필요성과 비용 책정의 적정성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마련돼야 하며 심사 결과 또한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민간 전문가가 심사단으로 참여하는 사업의 특성상 출장비와 심사수당 등의 예산 항목을 명확하게 구분해 집행하지 않으면 예산 사용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이에 대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