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16일 국내 증시는 대형 기술주의 조정과 함께 중소형주로의 수급 이동이 이어지며 업종·사이즈별 차별화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나타나는 빅테크와 중소형주 간 로테이션을 추세 변화보다는 연말연초에 국한된 단기 순환매로 판단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이후 글로벌 주가지수는 과열 완화 차원의 조정을 겪는 가운데, 물밑에서는 순환매가 더 거칠게 전개되고 있다"며 "특히 초대형주 조정과 중소형주 강세가 동시에 나타나며 시장 난이도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가총액 상위 초대형 기술주들은 고점 대비 조정을 받았지만, 이들을 제외한 종목군과 중형·소형주 지수는 오히려 신고가를 경신했다"며 "사이즈 로테이션을 단기 순환으로 인식할지, 추세 변화로 받아들일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빅테크의 우위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AI 사이클 이후 초대형 기술주의 이익 개선 속도는 한 번도 뒤처진 적이 없었다"며 "2026년에도 초대형주 이익 증가율은 22% 수준으로, 나머지 종목군의 10% 내외 성장률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중소형주 강세가 장기화되기 위한 조건으로는 경기 모멘텀을 꼽았다. 그는 "과거 중소형주 아웃퍼폼이 길게 이어졌던 시기는 미국 경제 모멘텀이 강해지던 국면과 맞물려 있었다"며 "현재 미국 경제가 나쁘지는 않지만, 내년 AI와 초대형주를 앞서는 수준의 경기 탄력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로테이션의 성격에 대해서는 밸류에이션 조정 과정으로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초대형주들은 마진 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될 때마다 순환매 대상이 되어왔다"며 "이번 역시 추세적 이익 우위 변화보다는 PER 격차를 메우는 전술적 순환매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PER 격차가 축소된 이후에는 다시 이익 흐름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사이즈 로테이션의 유효 기간을 길어야 내년 1월까지로 봤다. 김 연구원은 "초대형 기술주의 이익 개선 속도를 감안하면 현 주가 수준을 일정 기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밸류에이션 부담은 완화될 수 있다"며 "연말연초 이후에는 다시 실적 중심의 주도주 흐름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