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였음을 보여주는 이메일이 공개된 후 비난에 휩싸이자 "공적 활동을 접고 자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하버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계속하겠다고 했다.
현지시간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 등에 따르면 서머스는 이날 성명에서 "제 행동에 대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 행동이 초래한 고통(주변인들에게 고통을 초래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엡스타인과 연락을 계속한 잘못된 결정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겠다"라고 밝혔다.
재무장관에서 물러난 뒤 하버드 대학 총장을 역임하고 지금은 같은 대학 케네디 스쿨 교수로 일하고 있는 서머스는 "자숙의 일환으로 공적 활동을 접을 것"이라면서 "학생들을 가리치는 일은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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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리 서머스 미국 전 재무장관 [사진=블룸버그] |
서머스는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의 이사회 멤버로 재직 중이며 블룸버그 칼럼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이메일은 미성년자 성착취범인 엡스타인이 2008년 기소된 후에도, 서머스가 그와 연락을 주고 받은 사실을 보여준다. 2018년과 2019년 주고 받은 메일에는 그가 불륜 여성과 관계에 대해 엡스타인에게 조언을 구한 정황이 담겨 있다고 FT는 전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를 유인해 유력 인사들에 성 접대를 제공했던 인물로 2019년 수감돼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그와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는 의혹이 일면서 논란이 됐다. 그 동안 엡스타인 관련 수사 자료를 공개하는 데 반대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돌연 입장을 바꿔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엡스타인 수사자료 공개' 법안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법무부에 엡스타인 수사 관련 기밀 해제 자료와 문서, 통신 기록 및 수사 정보를 공개하도록 명시한 이 법안은 이번 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며, 민주당은 물론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적극 찬성해 통과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 트럼프, 돌연 "엡스타인 파일 공개에 찬성표 던져야…숨길 것 없다"
osy7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