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셧다운 장기화·연준 신중론에 변동성 확대
NH투자증권 "코스피 밴드 3900~4200선"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이번 주(11월 10~14일) 국내 증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이 이어지며 숨 고르기 국면에 머물 전망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2.69포인트(1.81%) 내린 3953.76에 마감하며 10거래일 만에 4000선 아래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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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까지 미국 연준의 QT(양적긴축) 종료 기대, APEC 정상회의, 미중·한미 정상회담 등 낙관론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코스피는 단기 과열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이 기대감이 소진되자 AI(인공지능) 버블 논란과 금리 불확실성, 미국 셧다운 장기화가 맞물리며 매물 출회가 가속화됐다.
AI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은 글로벌 증시의 공통된 조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CEO 등 주요 금융권 인사들이 "최근 주가 상승은 과열된 낙관론에 기반한다"고 지적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고평가 구간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 말 코스피 단기 고점 형성 과정에서 낙관론이 한꺼번에 반영된 뒤 11월 이슈 공백기에 접어들며 차익실현 압력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AI 버블과 밸류에이션 우려에도 중장기적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 지연 전망, AI 기업 밸류 부담, 미국 셧다운 장기화 등 불안요인이 누적됐지만 펀더멘털은 훼손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시장 변수로는 미국의 셧다운 장기화가 꼽힌다. 셧다운이 길어지며 공무원 급여, 공항 운영, 소비 지표 발표 등이 지연되고 있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13일 발표 예정이던 미국 10월 CPI 역시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준의 데이터 의존적 정책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경제지표 공백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됐다"며 "특히 11월13일 예정된 10월 CPI 발표도 연기될 가능성이 있어, 셧다운이 해소되기 전까지 불확실성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버블 논란과 금리 인하 기대 약화, 트럼프 관세 심의 등 주요 리스크 요인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면서도 "다만 올해 주도주의 실적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한 만큼, 단기 조정을 주도주 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하거나 그동안 소외된 업종의 단기 반등 가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 정부 셧다운 해제와 19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이 투자심리 회복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9일 발표한 CPI·PPI를 시작으로 14일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 주요 지표를 공개할 예정이다. 구조적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표 개선 여부에 따라 증시에 단기 모멘텀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주에는 광군제(11일)와 AI 슈퍼컴퓨팅포럼(16~20일) 등 이벤트도 예정돼 있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예상 밴드를 3900~4200포인트로 제시했다. 수출 회복세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논의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반도체·증권·지주·AI 소프트웨어·자동차를 주요 관심 업종으로 꼽았다.
대신증권은 단기 과열 해소 구간에서 매물 소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반도체·조선·방산·기계·은행 업종을 중심으로 변동성을 활용한 분할 매수를 제시했다.
onewa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