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예방 앞두고 SK·삼성 연이어 회동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협력 의제 부상
정부 'AI 3대 강국' 전략 구체화될 듯
[서울=뉴스핌] 정탁윤 서영욱 양태훈 김정인 기자 =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첫날 SK와 삼성 총수들을 연이어 만나며 거대 인공지능(AI) 동맹의 윤곽을 드러냈다. 양측은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생성형 AI 서비스 협력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쇄 회동은 정부가 추진하는 'AI 3대 강국' 전략과 맞물려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AI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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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지난 2월 4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올트먼 CEO는 이날 낮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최 회장을 비롯해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과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AI 반도체와 통신사 특화 AI 전략이 주요 의제로 거론됐으며, 최 회장은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참석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앞서 오픈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기업과 소비자 거래(B2C) 협력 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오후에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 회장과의 만남이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이 자리에서 오픈AI가 추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협력 방안이 집중 논의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오픈AI와 소프트뱅크, 오라클이 주도하는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 계획으로, 4년간 5000억 달러를 투입해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연산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역량과 데이터센터 설계·구축 능력을 갖춘 만큼 핵심 파트너로 거론된다.
올트먼 CEO가 SK와 삼성 총수들을 같은 날 잇따라 만난 것은 국내 주요 그룹들과 AI 전략 협력을 구체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세계 1위 기업으로, 오픈AI의 차세대 AI 칩·데이터센터 계획과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 역시 HBM3E 양산과 HBM4 개발을 병행하며 AI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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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한국을 방문한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 겸 CEO가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이번 행보는 정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반도체와 통신, 플랫폼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이 오픈AI와 협력에 나서면서 국가 차원의 AI 생태계 강화에 힘을 보태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트먼 CEO의 연쇄 회동이 정부 전략과 기업 투자가 맞물려 한국이 글로벌 AI 중심지로 부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트먼 CEO는 저녁에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예방하고,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AI 전환 전략과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