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해안 지역에 발사대 갖춘 미사일 기지 늘려
사드 무력화 '둥펑-17' 등 첨단 미사일도 배치돼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중국이 대만과 인접한 동부 해안에 첨단 미사일 발사대를 갖춘 대규모 미사일 기지를 확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은 물론 주변 해안 지역을 겨냥한 중국의 미사일 전력 증강은 대만 통제를 넘어 압도적인 무력 위협을 통해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최신 위성사진을 토대로 중국 당국이 동부 해안의 일부 지역을 대만 및 주변 해역에 대한 잠재적인 미사일 공격 기지로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명확한 수치는 확인되지 않았고 몇 기가 대만을 겨냥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중국 인민해방군 미사일 여단들이 대규모 기지를 건설하고 미사일 발사대를 늘려온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해당 미사일 기지에는 첨단 미사일이 집중 배치되고 있는데, 요격이 어렵고 기동성이 좋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 중단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17(DF-17)'과,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 때문에 '괌 익스프레스(Guam Express)'라고 불리는 '둥펑-26(DF-26)'도 배치됐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중국군 제611 미사일 여단 기지는 최근 몇 년간 면적이 두 배로 늘었다. 새롭게 확장된 구역에는 30여 기의 미사일 발사대가 밀집 배치됐고 모의 터널이 포함된 훈련 단지가 들어섰다. 해군분석센터(CNA)의 데커 에벌레스 연구원은 NYT에 "굉장히 잘 정비된 대규모 훈련 시설로, 전 범위의 미사일 작전을 훈련할 수 있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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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군인이 2025년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서 전시된 DF-17 극초음속 미사일 옆에 서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장시성의 제616 미사일 여단 또한 빠르게 확장됐는데 코로나 팬데믹 정점기였던 2020년에도 농지를 개간하고 평탄화한 끝에 새로운 기지의 완공이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기지에는 현재 '둥펑-17' 배치를 위한 준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NYT는 100마일(160km)에 불과한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중국과 대만 사이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중국의 첨단 미사일이 핵심 전력이 될 걸로 예상했다. 대만의 방어망을 무력화하고 괌과 일본 내 미군 기지를 위협하며, 대만 지원을 위해 전개되는 미 해군 함정을 겨냥하는 데 핵심 자산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Defense Priorities)'의 제니퍼 캐버너 선임연구원은 NYT에 "미사일은 중국이 대만에 군사적 압박을 가할 때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캠페인의 출발점"이라며, "중국에게 있어 압도적인 수량의 미사일을 확보하는 것은 대만이 저항해도 소용없다는 정치적 신호이자 미국에 개입할 수 없다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핵 및 재래식 미사일을 관장하는 중국 로켓군의 미사일 보유량은 지난 4년간 3500기로 증가했는데 이는 50% 가량 늘어난 수치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