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정부 "근로자 자발성 보장"…300명 중 단 1명만 잔류 선택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된 한국 근로자들의 추방을 중단하고, 일부가 미국에 남아 현지 근로자 훈련을 맡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구금된 한국인들은 10일(현지시간) 한국행 전세기에 탑승할 예정이었으나, 출발을 불과 두 시간을 앞두고 미국 측 사정을 이유로 연기됐다. 이 과정에서 출국 조건이 조율되지 않았거나, 수갑 착용 문제 때문이라는 등 각종 관측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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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지난 4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 불법체류 단속 현장 영상[사진= 이민세관단속국 홈페이지 영상 캡쳐] |
◆ 전세기 출발 하루 연기…韓 "귀국 뒤 재입국 가능"
그러나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은 한국 외교부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에게 귀국 대신 미국에 남아 미국인 훈련을 맡는 방안을 제안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당국에 "한국 근로자들이 미국인 교육·훈련 역할을 이어가도록 격려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강제성이 없으며, 비자가 유효한 경우 추후 재입국에도 불이익이 없도록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 후 "우리 국민이 놀라고 지친 상태이므로 우선 귀국해 회복한 뒤 다시 미국에 돌아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 이례적 조치…"수갑·족쇄 없이 송환"
체포된 근로자들은 미 동부 현지시간으로 11일 새벽 2시쯤 전용버스를 타고 조지아주 구금시설을 떠나 대한항공 전세기가 대기하고 있는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이동했다. 지난 4일 미 이민당국의 대대적인 기습 단속으로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구금된 지 7일 만이다.
전세기에는 한국인 316명과 외국인 14명 등 총 330명이 탑승해 귀국한다. 우리 국민 가운데서는 영주권을 신청한 1명을 제외한 316명이 전원 귀국하며, 남은 1명은 미국 내에서 법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미국 이민 당국은 통상 추방 과정에서 수갑과 족쇄를 채우지만, 이번에는 한국 정부 요청에 따라 예외적으로 이를 생략했다. 이는 한국 여론이 장갑차 동원과 쇠사슬 사용 장면에 큰 충격을 받은 데 따른 조치라고 주요 외신은 전했다.
전세기는 한국시간 12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할 전망이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