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이란은 전쟁에도, 협상에도 두려움이 없다"고 말했다고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보도했다.
아락치 장관은 최근 유럽 주요국이 이란을 상대로 '스냅백(제재 복원)' 메커니즘 발동을 공언한 데 대해 "이 같은 유럽의 움직임은 불법이며 정당성이 없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과 함께 중국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해 반미·반서방 진영의 밀착 관계가 더욱 탄탄해지자 핵협상 등에서 더욱 강경한 태도를 갖게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
마수드 페제시키안(왼쪽) 이란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양자 회담을 갖기 위해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수행해 중국에 다녀온 아락치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우리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이란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방문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며 "방중 기간 중 중국의 주요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한 것은 중국과의 연대와 세계 강대국의 호전적 경향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 창구가 여전히 열려 있다고 계속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은 진정한 대화를 추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엔 본부에 나가 있는 우리 외교관들은 러시아·중국 대표단과 유럽의 스냅백 발동 움직임 등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와 중국,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1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린 중국 톈진에서 회의를 갖고 유럽의 스냅백 메커니즘 발동에 반대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하려는 시도는 법적으로 근거가 없고 정치적으로 파괴적"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유럽의 조치가 국제법과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된다는 이란의 입장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편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 유럽의 주요 3개국은 지난달 "이란이 핵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스냅백 메커니즘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냅백은 지난 2015년 이란이 세계 주요국과 체결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포함된 것으로 이란이 핵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즉각 제재를 복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참여국 중 단 한 나라라도 위반이라고 주장하면 제재 복원이 가능하다.
이란 핵합의는 국제사회에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 등 6개국이 참여했다.
핵합의는 오는 10월 18일 만료될 예정이며 스냅백 조항은 만료되기 한 달 전에 발동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