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서 車 관세 15%로 인하 명문화 불발...25% 관세 부과중
9월에도 25% 관세 적용시 현대차·기아 3분기 실적 악화 불가피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한국과 미국 간 상호관세 협상 타결 한 달이 지났지만, 당초 한미가 합의했던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한 것이 확정되지 않아 국내 자동차 업계가 우려하고 있다.
지난 4월 25% 관세 부과 이후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지속 감소세다. 자동차업계는 한미 간 조속한 추가 협상과 함께 국내생산 세액공제 신설 등 정책적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 한미 정상회담서 車 관세 15%로 인하 명문화 불발...25% 관세 부과중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이재명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간 첫 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추진했던 자동차 관세 인하 명문화가 불발되면서 자동차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미국이 한국에 약속한 관세 인하 분야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 향후 도입을 예고한 반도체·의약품 관세 등 크게 3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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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용 자동차 선적장 모습 [사진=현대차] |
그러나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은 한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를 언제부터 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7월 말 관세 협상 타결 이후 한 달 이상이 지났지만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에는 여전히 25%의 고율 관세가 부과 중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자동차 관세율 15% 인하와 반도체·의약품에 대한 최혜국 대우 등 한미 관세협상에서 양국이 합의한 내용에 대한 명문화를 위해 10여차례 회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명문화를 늦추는 것이 한국과 남아 있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 9월에도 25% 관세 적용시 현대차·기아 3분기 실적 악화 불가피
지난 4월 25%의 고율 관세 부과 이후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지속 감소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4월 미국이 수입차에 대해 25%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자 ▲4월 28억9000만 달러(-19.6%) ▲5월 25억2000만 달러(-27.1%) ▲6월 26억9000만 달러(-16.0%) ▲7월 23억3000만 달러(-4.6%) 등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한국이 미국에 직접 수출한 전기차 신차는 164대로, 지난해 7월(6209대)보다 97.4% 감소했다. 대미 전기차 수출이 본격화했던 2021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적었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크게 줄어들면서 미국 내 전기차 판매가 줄어든 데다 현대차·기아가 관세 대응을 위해 미국 현지 생산 규모를 늘린 점도 수출 급감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구축한 전기차 생산기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상반기 가동률은 72.6%까지 올랐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4월 미국의 25% 관세 영향으로 매월 손실액이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8월에 이어 9월에도 25% 관세율을 적용받으면 3분기 실적 악화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은 3조6016억원, 2조76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 24% 감소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및 부품 품목관세가 빠른 시일 내 수출 현장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라며 "자동차 업계가 국내 생산 기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내생산 세액공제 신설 등 정책적 지원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