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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진단] 안도걸 의원 "국민연금 환헤지 자금 '100조' 더 있다. 환율 안정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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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1483원 최고치…"달러 부족 아닌 수급 미스매치"
국민연금 환헤지 '직개입' 효과…올해도 환율 안정판 역할
수십억달러로 직개입 추정...환헤지 여력 '100조' 더 있어
환율 안정 요인, 경제성장·흑자확대·채권지수 편입·미 금리인하
세계 7~8위 '자본수출' 대국, 외환관리시스템 개편해야

[서울=뉴스핌] 한기진 금융증권부장 = 지난해 12월 외환시장은 '공포 장세'에 가까웠다. 달러/원 환율이 12월 23일 장중 1483원까지 치솟았다가, 정부의 강력한 대응 이후 12월 30일 1439원으로 마감했다. 연평균 환율은 1422원. 1998년(외환위기 직후) 평균 환율 1398원과 단순 비교가 무리라 해도, 수치가 주는 체감은 컸다. 해외 유학비·송금 부담이 늘고, 기업의 원가·수입물가 우려도 커졌다.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은 뉴스핌TV 유튜브 인터뷰에서 "12월 24일부터 30일까지 4거래일 동안 시장에서 상당한 공방이 있었고, 정부가 전방위 노력을 하면서 환율을 1483원 대비 44원가량 끌어내렸다"며 "환율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뉴스핌TV 인터뷰는 7일 공개된다.

안 의원은 이번 급등을 '달러가 모자라서 생긴 사태'로 보지 않았다. 핵심 원인은 달러 수요와 공급 불균형, 정확히는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구조적인 수급 '미스매치(부조화)'라는 진단이다. "우리 경제주체들의 해외투자가 급증했다. 그런데 달러 공급은 그 속도를 못 따라갔다. 그 미스매치가 환율 급등을 키웠다"는 것이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서울 여의도 소재 뉴스핌TV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6.01.03 hkj77@hanmail.net

"달러 부족 아니다…해외투자 급증과 가수요가 만든 수급불일치와 정부의 대비 부족 겹쳐"

최근 환율 급등은 10~12월 석 달에 집중됐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증권 투자 확대 등 달러 수요를 급격히 키운 반면, 시장에서 체감하는 달러 공급은 이를 즉각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내국인 해외 증권 투자는 1171억2000만달러로 사상최대 규모인데다, 전년 동기 710억달러보다 무려 65%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상수지 흑자 폭인 896억달러를 훨씬 웃돈다. 달러를 사서 해외로 나가는 돈이 단기간에 급증했는데, 달러를 벌어들이는 흐름(수출·투자소득)이 시장이 기대하는 속도만큼 '즉시' 공급되지 못하면서 환율이 짧은 기간에 올랐다. 여기에 안 의원은 "지금 달러를 확보하지 못하면 더 오른다"는 불안 심리가 가수요를 자극했고, 결과적으로 1483원까지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나라 전체로 달러가 부족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안 의원의 판단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달러 공급원은 경상수지 흑자"라며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115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벌어들인 달러가 나간 달러보다 큰 구조"라고 했다. 그럼에도 환율이 급등한 것은 "수급의 타이밍 불일치와 정부의 사전 대비 부족이 겹친 결과"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6.01.03 hkj77@hanmail.net

"구두개입이 '실탄'으로 연결…국민연금 환헤지가 반등 눌렀다"

작년 12월 24일을 기점으로 정부 대응이 급격히 강화됐다는 평가도 내놨다. 안 의원은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판단해 달러 안정 대책을 만들고 구두개입을 했다"며 "24일부터는 시장 개입이 이뤄졌고, '정부의 실행 능력을 보여주겠다'는 메시지가 먹혔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안 의원이 강조한 것이 국민연금의 역할이다.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는 영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강력한 구두개입이 달러 실탄 공급과 연결됐다"는 신호가 시장에 전달됐고, 그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환헤지 물량이 작동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정부와 국민연금이 합의해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를 가동하는 지침이 만들어졌고, 실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환헤지의 '잠재력'은 숫자로 제시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규모가 약 850조원이고, 환헤지 가이드라인은 전략적 10%·전술적 5%를 합쳐 최대 15% 수준이다. 안 의원은 "이를 적용하면 100조원 남짓(약 127조원)의 환헤지 여력이 생기고, 이를 환헤지해주는 은행들이 그에 상응하는 현물 달러를 확보할 수 있으므로, 국내 외환시장에 풀 수 있다"며 "최대치로는 100조원 가까운 현물 달러 공급 여력을 확보하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100조원 남짓은 800억달러가 넘는 돈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고(4300억달러)의 20%에 가까운 큰 돈이다. 

안 의원은 "그중 일부가 실제 작동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작년 12월23일 이후 외환당국 및 국민연금 개입 사례)"고 말했다. 핵심은 '실제 투입 규모'보다도, 국민연금이 환헤지라는 수단을 통해 언제든 시장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그널' 자체가 환투기성 수요를 눌렀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는 환율 급변 시 자산의 최대 10%(전술적 판단 포함 때 15%)까지 헤지할 수 있도록 2022년 도입됐으며, 연간 단위로 연장돼 왔다. 계엄 사태 여파로 환율이 급등한 올해 초 처음 발동됐고, 최근 고환율 상황에서 또다시 가동됐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6.01.03 hkj77@hanmail.net

"국민연금 환헤지는 연금 안정장치…외환시장 안정은 '부수 효과'"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 등장하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안 의원은 "환헤지(환위험 회피)는 국민연금의 자산운용 안정성을 위한 장치"라는 점을 먼저 분명히 했다.

국민연금은 약 1400조원을 운용하고, 운용 자산의 약 60%를 해외에 배분한다. "그만큼 환리스크에 노출돼 있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일정 수준의 환헤지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 과정에서 외환시장 안정 효과가 발생한다. 안 의원은 "환헤지가 작동하면 현물 달러 공급이 발생할 수 있어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한다"며 "환헤지는 연금 운용 안정이 1차 목적이고, 외환시장 안정은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수 효과"라고 정리했다.

"국민연금, 환헤지 여력 상당…투기세력 나설 환경 안돼"

안 의원은 '올해 환율 환경이 작년보다 안정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연금 환헤지 여력과 정부·민간의 달러 조달 역량이 결합하면 환율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통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력이 최대 100조원 정도"라며 "그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시장에 큰 시그널을 준다"고 했다. 즉, 투기적 세력이나 단기 포지션이 '국민연금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리스크를 의식하게 되면, 과도한 쏠림이 줄 수 있다는 취지다.

또 다른 축은 민간 금융기관이다. 안 의원은 "유사시 필요한 달러를 적기에 도입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의 해외 자금 조달 능력을 높여줘야 한다"며 "정부 대책에도 선물환 매수 한도를 높이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선물환을 쉽게 풀어 설명하면 이렇다. 수출기업은 미래에 받을 달러 가격을 미리 고정(헤지)하기 위해 선물환 매도를 하고, 금융기관은 이를 매수한다. 금융기관은 확보한 미래 달러를 기반으로 현물 달러를 조달해 운용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시장에 달러 공급 여력이 생긴다. 안 의원은 "선물환 매수 여력을 높이면 현물 환시장 공급 능력이 늘어난다"고 했다.

그는 여기에 기업의 협조도 중요하다고 봤다. "수출기업이 달러값 상승을 기대하며 수출대금을 해외에 오래 두면 시장 달러 공급이 지연될 수 있다"며 "수출대금을 국내로 조기에 들여오도록 유도하는 인센티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상흑자 확대·채권지수 편입…달러공급 여력 커진다"

안 의원은 환율이 '신의 영역'이라는 말에 공감하면서도, 방향성 판단은 가능하다고 했다. 국내 펀더멘털 개선과 달러 공급 요인의 확대로 올해 환율이 작년보다 안정될 것으로 본다.

그는 "경제 성장률이 작년 1.0% 내외라면 (해외 IB등 기관들이)올해는 2%에 가깝게 본다"며 "미국과의 성장률 격차가 좁혀지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 해외 자금의 국내 유입 가능성도 커진다"고 했다.

달러 공급 측면에선 경상수지 흑자 확대 전망을 제시했다. "작년 1150억달러에서 올해 1300억달러로 늘어날 수 있다. 수출 경쟁력과 달러 공급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글로벌 채권지수 편입 효과다. 그는 "4월 세계 채권지수 편입으로 560억달러(약 80조원) 규모의 자금이 순차적으로 들어올 수 있다"며 "채권시장으로 유입되겠지만 달러가 들어오는 만큼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편입에 따른 유입은 '새로 들어오는 돈'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예상되는 경상수지흑자 증가분 150억달러를 고려하면 약 710억달러가 새롭게 국내에 들어올 수 있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6.01.03 hkj77@hanmail.net

"미 금리인하 가능성…달러 약세면 원화 상대 강세 모멘텀"

대외 변수 가운데 가장 큰 축은 미국이다. 안 의원은 "미국의 금리·통화정책이 글로벌 자금 흐름을 좌우한다"며 "중간선거(11월)를 앞두고 유동성을 늘리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게 일반적 예측"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 금리인하가 1~2차례 있을 수 있고, 기준금리가 3.75%에서 3%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며 "유동성 확대와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 달러 약세로 이어지고, 원화는 상대적 강세로 전환될 수 있는 모멘텀이 된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Fed)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가 커지면 정책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연준도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조화 범위 내에서 정책을 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화와 위안화도 변수다. 안 의원은 "일본은 물가가 꽤 올라와 있고, 인플레이션으로 실질소득이 줄면서 중산·서민층 어려움이 커졌다"며 "정권 교체 배경에도 물가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하고, 엔화가 강세를 보여 수입물가가 안정되는 흐름이 필요하다"고 했다. 위안화도 강세 흐름이 이어지면 원화에도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취지다.

"환율 맞추기는 무리…중소기업 1362원, 대기업 1400~1499원 '감내 범위' 관리해야"

환율 레벨 전망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접근을 유지했다. 안 의원은 "특정 환율을 정해서 맞추려는 건 어리석다"며 "기업과 국민경제가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변동성을 관리하는 게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참고 지표로 기업 설문을 제시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 중소기업이 목표 영업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적정 환율이 1362원, 100대 기업은 영업이익을 훼손하지 않는 환율의 마지노선을 1400~1499원으로 봤다"고 했다. 그는 "시장과 기업이 기대하는 수준이 1400원대에서 남짓하게 움직이는 범위"라며 "전반적으로 금년보다 안정된 수준에서 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장기 과제는 국민연금 달러 조달 구조 수술…해외시장에서 직접 조달 검토해야"

안 의원은 "가장 큰 변수는 국민연금"이라고 단언했다. 국민연금 적립금이 현재 1400조원에서 장기적으로 360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고, 해외투자 비중이 60%라면 2000조원 이상을 해외에서 굴려야 한다. 그는 "이 정도 달러 수요를 국내 현물 외환시장이 감당하기 어렵다"며 "적정 시점에는 국민연금이 해외에서 직접 달러를 조달해 해외투자에 나서는 방식으로 국내 외환시장과 격리하는 방안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화 국제화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 경제는 10위권인데 원화 결제 비중은 0.9%에 불과하다"며 "달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원화 국제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더 나아가 "법정통화 시대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못하더라도, 디지털 통화 시대엔 준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필요성까지 제시했다.

안 의원은 끝으로 "환율 급등으로 국민이 불안해하지만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며 "달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수급 불일치가 만든 변동성이었고, 정부가 방향성을 제시하며 시장에 시그널을 주면 안정시킬 힘이 있다"고 말했다. "외환 관리 시스템을 더 개방적이고 폭넓게 개선해 금융기관 달러 조달 능력을 키우면 환율 변동은 관리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의 환율 급등이 '정책 신뢰'와 '시장 수급 구조'의 시험대였다면, 올해 관전 포인트는 분명해졌다. 국민연금 환헤지라는 '잠재 실탄', 경상흑자 확대와 채권지수 편입이라는 '달러 공급', 그리고 미국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이라는 '대외 환경'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간에서 환율은 '레벨'보다 '변동성'이 먼저 시험받게 될 전망이다.

<프로필>
1965년, 전라남도 화순군 출생
광주동신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행정학 석사

제22대 국회의원(광주 동구남구을, 더불어민주당)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

안 의원은 1989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재정·경제 분야 공직에 입문했다. 기획예산처 및 기획재정부 주요 부서에서 예산기획·정책조정·복지·경제·대내외 경제협력 분야를 두루 맡아 국가 재정 운영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했다. 특히 기획재정부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 실장 등을 거쳐 2021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기획재정부 제2차관으로 재임하며 국가 예산과 거시경제 정책의 총괄 책임자로 활약했다.

 

hkj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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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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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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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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