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격전지 미국·신흥 수요 인도서 호조
AI·내구성·디자인·컬러 전략이 판매 견인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갤럭시 Z 폴드7·플립7'로 세계 스마트폰 핵심 시장인 미국과 인도에서 동시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 경쟁이 치열한 미국, 고성장세의 인도에서 모두 판매 호조를 보이며 폴더블폰의 글로벌 대중화를 향한 발판을 넓히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는 화웨이·비보 등 현지 브랜드의 강세 속에 고전이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폰 업계에서 미국·중국·인도는 판매량, 시장 규모, 브랜드 영향력 측면에서 '빅3'로 꼽힌다. 미국은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의 최대 격전지이자 북미·유럽 판매에 직결되는 전략 거점이고, 중국은 연간 3억 대 이상이 판매되는 세계 최대 단일 시장이다. 인도는 인구 14억 명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신흥 시장으로, 이 세 곳에서의 성과는 글로벌 점유율 확대와 브랜드 가치 제고에 직결된다.
◆ 미국·인도서 폴더블 흥행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갤럭시 Z 폴드7·플립7 사전예약이 전작 대비 25% 이상 증가했다. 특히 폴드7은 Z 폴드 시리즈 사상 최고 사전예약을 기록했으며, 출시 이후 주문량은 전작 대비 약 50%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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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듀갈 그린하우스(Duggal Greenhouse)에서 개최된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5'에서 신제품을 체험하는 관객들. [사진=삼성전자] |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7만 루피(약 110만 원) 이상 초고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49%를 기록, 애플(48%)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메이드 인 인디아'로 생산된 갤럭시 Z 폴드7·플립7·플립7 FE는 출시 48시간 만에 21만 대의 사전예약을 기록해 올해 초 갤럭시 S25 시리즈에 버금가는 초기 수요를 보였다.
이번 흥행에는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플래그십 라인업을 하드웨어 완성도, 인공지능(AI) 경험, 시장별 맞춤 컬러·가격 전략으로 재정비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중국에서는 화웨이·비보·오포·샤오미 등 현지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하며 고전하고 있다.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출하량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상위 4개 업체는 모두 중국 브랜드로, 화웨이(18.1%)·비보(17.3%)·오포(15.5%)·샤오미(15.1%)가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낮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만 트렌드포스는 올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폴더블폰 점유율이 35.4%로, 전년(45.2%) 대비 10%포인트 하락하겠지만 여전히 세계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 시장에서의 약세가 점유율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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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삼성스토어 홍대에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Z 폴드7 등이 전시돼 있다. [사진=뉴스핌DB] |
◆ 국내서도 역대 최대 판매 기록
국내에서도 폴더블 판매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갤럭시 Z 폴드7·플립7은 지난달 25일 출시 직후 사전판매 104만 대를 기록, 전작 대비 크게 웃도는 기록을 세웠다. 슬림한 하드웨어, 폴더블 특화 ONE UI 8, 직관적인 AI 기능이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도 고성능·차별화 제품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지키고 넓힐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kji01@newspim.com